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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복잡한 문제…장기 과제로 신중히 접근"

FCC 신문·방송 겸영 허용 어떻게 볼까

장우성 기자  2008.01.09 15:2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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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가 지난달 18일 20개 대도시에 한해 신문사가 TV 혹은 라디오방송국을 소유할 수 있도록 관련 조항을 개정했다.

이명박 당선자가 후보 시절부터 신문·방송 겸영 방침을 내세우면서 논란이 된 국내 언론계에서도 FCC의 겸영 허용 개정에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FCC의 이번 조치는 미국 사회가 통신과 케이블TV 시장은 자유롭게 열어주면서 신문과 방송 쪽은 엄격히 제한했던 배경이 있다. 미국은 1975년부터 신문과 방송 겸영을 금지했다. 신문과 방송 등 전통 매체들은 통신 등 후발 미디어에는 겸영을 허용하면서 시장 상황이 악화되는 기성 시장만 규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오랫동안 문제를 제기했다. 신문방송 겸영 문제는 FCC가 4년 마다 규칙을 점검할 때마다 논란이 됐다.

FCC의 이번 규칙 개정은 아직 여러 단계를 남겨놓고 있다. 일단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시민단체들이 소송을 제기할 경우 법원의 판단도 기다려야 한다. 민주당과 시민단체들은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FCC는 2003년에도 규칙 개정을 추진했다. 4대 네트워크의 지역 방송사 소유를 늘렸다. 1백개 도시에서 일간지, 텔레비전, 라디오의 겸영 금지를 철폐했다. 그러나 법원의 벽을 넘지 못하고 결국 무산됐다.

FCC의 이번 조처에 대해 신문방송 겸영에 찬성하는 쪽은 긍정적인 해석을 내리고 있다. 미국의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오히려 미국은 규제가 강한 국가라는 것이다. 대륙 계통의 국가들은 진입이 더 자유롭다는 해석이다.

FCC의 개정 배경 가운데 하나인 미디어 환경 변화에 맞춘 언론산업 진흥이라는 면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그동안 신문과 방송 영역은 정치적 고려 때문에 여러 진입 장벽이 높았으나 위기라고 할 만큼 악화되는 시장 상황에서 새로운 조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론의 다양성 문제는 인터넷 등 미디어가 늘어나면서 신문 방송이 여론 형성을 독점하던 시대는 지났다는 평가다.

강원대 정윤식 교수(신문방송학과)는 “채널이 늘어나고 다양한 미디어가 등장하는 등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어려움에 빠진 전통 미디어 시장의 파이를 키워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신문 방송 겸영이 허용된다 해도 신문보다는 대기업의 진출이 오히려 활발할 것”이라며 “현재 케이블TV 시장에도 신문사보다는 기업들이 더 혜택을 보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더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론 다양성’ 문제에 언론시민단체들의 우려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보수 주요지들이 방송 시장까지 진출할 경우 여론의 다양성 확보는 더욱 어려워진다는 설명이다. FCC의 2003년 규칙 개정이 무산된 것도 결국 ‘여론의 다양성’ 확보가 문제가 됐다는 것이다.

산업적 측면에서 봐도 현재 신문은 지상파와 보도전문채널, 종합편성채널을 제외하고는 방송에 진출할 수 있으며, 제한됐던 영역에 진입을 허용해준다고 해도 과연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분석이다.

뉴미디어 시대에서는 여론 형성 기능이 분산된다는 지적 등도 아직 실증적으로 검증된 바가 없다고 반박한다.

한서대 이용성 교수(신문방송학과)는 “신문이 방송을 겸영하면 과연 신문시장이 살아날지, 겸영에 제한을 둔다 해도 어떤 기준으로 할지 등 여러 쟁점에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신문·방송 겸영은 매우 민감하고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연구과제로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