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언론 '허니문' 정권 따라 바뀐다

정권 선호도 따라 '비판' '편들기' 확연

장우성 기자  2008.01.09 14:48:03

기사프린트

미국·프랑스 언론, 당선후에도 비판 계속

이른바 언론의 ‘허니문’ 관행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권력과 언론의 허니문이란 ‘새 정부 출범 뒤 6개월은 소신껏 국정의 새로운 틀을 세울 수 있도록 권력과 언론이 허니문 기간을 갖는다’는 관행이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출범했을 때 일정 기간 ‘허니문’ 기간을 가지면서 신중한 보도가 평소보다 늘어나는 것은 대부분의 국가에 자리잡은 관습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언론의 경우 여러 가지 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노무현 정권은 출범 1년 만에 탄핵 사태에 이를 정도로 언론이 비판에 나선 반면, 이명박 정부 출범을 앞두고는 각 언론이 스스로 ‘허니문’을 자청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공정성과 형평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많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인제대 김창룡 교수(언론정치학부)는 “우리나라 권력과 언론의 허니문 관행은 노무현 정부 때 이미 깨졌다”며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언론들이 이를 아무 납득할 만한 이유 없이 뒤집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인하대 박정의 교수(언론정보학부)는 “언론이 정권에 대한 선호에 따라 일관성 없이 ‘허니문’을 적용한다면 스스로 신뢰도를 깎아먹는 격”이라고 밝혔다.

어떤 대통령이 들어서든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통령제의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미국은 새 대통령 취임 뒤 1백일에서 6개월 간 언론이 비판을 자제하는 관행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허니문 기간이라도 비판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한 언론학자는 “이 관행이 뿌리깊은 미국에서도 평소에 비해 비판의 강도가 상대적으로 약해질 뿐, 짚을 것은 짚는다”라며 “조지 부시가 재선했을 때도 뉴욕타임스 등 유력 언론은 연일 비판 기사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경우 사르코지 집권 이후 권언유착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으나 르몽드 등 좌파 성향 매체들은 최소한의 비판을 계속하고 있다. 실용주의를 앞세운 사르코지 노선에 대해서도 “원칙없는 실용주의는 정치 발전을 깨뜨린다”고 경계하고 있다.

최근 언론의 모습은 새 정부의 정책이 추진되기 전에 일단 판단을 유보한다는 의미가 큰 ‘허니문’이라기보다는 권력에 대한 일방적인 편들기라는 비판도 있다.

성일권 박사(언론학)는 “최근 우리나라 언론의 보도는 ‘허니문’으로 해석할 수준의 것이 아니다”라며 “정권교체와 맞물려 사라지는 권력과 등장하는 권력에 대해 ‘하이에나적 속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