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앞둔 선거방송심의위원회 구성에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방송위원회는 지난달 20일 제18대 국회의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심의위원을 확정했다.
총 9명인 심의위원 선정의 원칙이 모호해 앞으로 공정성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가 추천한 박원세 케이블TV협회 상근 부회장은 방송사 몫으로 선임됐다. 하지만 지난 대선 선거방송심의위원은 방송협회가 추천했다. 17대 총선 선거방송심의위에는 케이블TV협회 추천자가 들어왔다. 방송협회와 케이블TV협회가 심의위원 추천을 번갈아 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PD연합회 양승동 회장은 “선거보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지상파 방송이 들어오는 것이 맞다”며 “번갈아가면서 케이블TV 쪽이 참가한다는 것은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변호사협회 추천 몫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심의위원으로는 대부분 변협에서 직책을 맡고 있는 변호사가 추천된다. 집행부의 성향에 따라 인물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변협 대변인인 최태형 변호사가, 대선 심의위에는 공보이사인 윤상일 변호사가 추천됐다.
한 법조계 인사는 “삼성 특별검사 추천 때도 변협 회원 설문 조사에서 1위를 한 변호사 대신 집행부의 결정에 따라 다른 인사로 결론을 냈다”며 “집행부의 재량권은 인정돼야 하나 결정 절차를 좀 더 민주적으로 다듬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은 변협이 외부에 인사를 추천하거나 입장을 낼 때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는 절차를 내실화할 것을 요구하는 공개질의서 채택을 검토하고 있다.
위원장으로 선출된 영남대 우동기 총장도 언론 전문가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행정학 전공인 우 총장 자신도 위원장이 된 뒤 언론계 인사들을 만난 한 자리에서 “신문, 방송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대선 선거방송심의위는 전공자인 동아대 김민남 교수(신문방송학과), 17대 총선 때는 고려대 임상원 교수(신문방송학과), 16대 대선 때는 한림대 유재천 교수(언론정보학부)가 위원장으로 선출된 바 있다.
공직선거법에 선거방송심의위는 ‘방송학계·대한변호사협회·언론인단체 및 시민단체 등이 추천하는 자와 국회에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이 추천하는 각 1인을 포함하여 9인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한다’고 돼있다.
선거방송심의위에 정통한 한 언론계 인사는 “심의위원 결정 과정에서 나오는 문제는 대부분 정파적 할당을 하면서 생긴다”라며 “정권에 따라 좌우되는 등 구성에 허점이 있으나 현재로서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