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대, 한겨레와 경향의 거취에 언론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선 내내 이명박 후보의 도덕성에 대해 강도 높은 검증을 시도했던 터라 시쳇말로 ‘미운털’이 박힐 대로 박혔기 때문이다.
두 언론사에 대한 새 정부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대체로 싸늘하다는 것이 언론계 안팎의 정설이다. 대선 과정에서 이명박 후보의 BBK 주가조작 연루의혹을 끈질기게 제기한 데 대한 미움은 여전하다. 코드도 맞지 않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 정부 광고 수주 등 유무형의 압박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가뜩이나 어려운 언론 환경에 이런 변수가 더해지면서 신문사 경영이 더 어려워지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실재한다.
한겨레의 경우 이명박 당선인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했던 지난 2005년, 청계천 복원사업의 문제점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다 광고 탄압을 받았던 전례가 있다. 한겨레 광고국 관계자는 “당시 문화재 훼손 등을 지적하는 기사가 나간 뒤 한겨레 지면에서 서울시 광고가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고난의 행군’을 준비하고 있다. 김종구 편집국장은 지난달 31일자 30면 ‘스무살 전야’라는 칼럼에서 “‘한겨레가 앞으로 무척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바깥세상의 걱정 어린 관심도 높다. 저희들 사이에서도 ‘고난의 행군’이 시작됐다는 농담 아닌 농담이 오가고 있다”며 한겨레 내부 공기를 전했다.
경향도 속병을 앓고 있다. 타 언론에 비해 제2금융권 부채가 많은 경향의 특성상, 새 정부가 돈줄을 죄어오면 속수무책이다. 경향 한 관계자는 “새 정부가 금융권 돈줄을 죄는 방식으로 압박해올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면의 정체성과 별개로 경영상 어려움에 대한 걱정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신문은 좌고우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신년기획에서 이런 의지는 분명히 드러난다. 경향은 생태와 평화, 한겨레는 진보세력의 진로에 주목하는 기획을 선보였다. 최근 지면 구성도 이의 연장선에 있다. 두 신문은 이명박 정부의 최대 역점사업인 한반도 대운하에서부터 인수위의 각종 정책에 대한 문제점을 연일 싣고 있다.
경향신문 송영승 편집국장은 “권력에 대한 견제와 감시는 언론 본연의 역할”이라며 “어떤 환경에서도 이런 원칙은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구 한겨레 편집국장도 “상대를 미워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언론의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