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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방송 겸영, MBC 등 민영화 금지

언론단체가 밝힌 핵심 언론정책

곽선미 기자  2007.12.27 09:2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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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와 언론시민단체가 언론정책을 바라보는 시각차는 뚜렷하다. 지난 10월25일 한국기자협회, 언론개혁시민연대 등이 참여, 발표한 ‘제17대 대통령 미디어 개혁과제’에는 신문방송 겸영 금지 원칙 유지, KBS 2TV·MBC민영화 원천 반대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언론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확고히 하고 무분별한 시장개방은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이명박 정부가 현재 거론되는 안들을 추진할 경우, 언론계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신문·방송 겸영 금지 원칙
언론단체들은 신문방송 겸영 금지 원칙을 유지할 것을 새 정부 언론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는 이명박 정부가 신문방송 겸영 부분적 허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과 대립된다.

언론단체들은 신문방송 겸영으로 일부 독과점 신문들이 지상파 방송시장 진출에 따른 방송여론 독점의 기회를 갖게 될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동일 논조의 매체 집중으로 인한 여론 쏠림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신문이 전체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는 왜곡된 신문시장 구조, 불공정 거래 행위 등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언론단체들은 미디어개혁과제에서 “방송의 공공성을 보호하는 장치가 무력화 되는 것은 곧 신문시장의 독과점 세력인 족벌언론이 신문과 방송을 아우르는 전체 여론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이라며 “방송겸영 금지 원칙을 수호, 민주적 여론형성을 위협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밝혔다.
반면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측은 “신문시장의 독과점 구조를 막는 정책도 병행하는 방식”을 언급하고 있어 타협안을 찾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합의제 방송통신위 재추진
이명박 정부는 정책과 진흥은 정부부처에, 규제는 민간 기구에 맡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순수 규제위원회’에 가깝다. 규제 기능을 통합해 대통령 소속의 합의제 행정기관을 설치하고 정책과 진흥기능은 독임제 행정부처가 맡는 형태다.

이 구조는 독임제 부처가 방송통신정책과 진흥을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고 네트워크-서비스-기기-콘텐츠 간 유기적 정책 추진으로 IT산업 진흥에 유리하다.

그러나 방송의 독립성을 심각히 훼손할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또 정책과 규제의 구분이 모호해 정책기관과 규제기관 간 갈등이 유발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언론단체들은 산업 활성화를 위한 진흥은 독임제 부처로 이관하고 독립적인 규제정책이 필요한 위원회 업무를 정확히 분리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규제와 정책을 담당하는 위원회는 대통령 소속의 합의제 행정기관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규제·정책위원회는 기능분산에 따른 종합적 정책수립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단점이 있지만 방송의 독립성이 보장되고, 전문화된 정책 수립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MBC·KBS 2TV 민영화 반대
언론단체들은 KBS 2TV와 MBC의 민영화 추진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들 단체들은 “공영방송 민영화 주장은 방송을 통한 정치권력 획득을 시도하고 있다”며 “정치가 시민사회 영역에 속한 방송을 끌어들여 자본에 예속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언론단체들은 공영방송의 재원구조에 대한 대안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공영방송 위기의 현실적 대안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극심한 상업적 경쟁이 야기될 것이기 때문이다.

케이블, 위성, IPTV 등 유료방송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정보 습득과 문화소비에서 계층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결국 공영방송의 역할 강화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지상파방송이 다공영방송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공익성과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최소한의 조건이라는 것이다.

언론단체들은 세부과제로 KBS TV수신료 현실화, 광고방송 축소를 주장하고 있다. MBC의 단계적 민영화는 무리라는 입장이다. 다만 수신료 인상으로 KBS 2TV 광고수익이 MBC 방송재원으로 흡수, MBC에 안정적 재원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문법 개정…신문지원 강화
언론단체들은 신문법과 지역신문발전법은 신문의 신뢰를 회복하고 신문시장의 다양성과 공공성을 확보, 신문유통원과 함께 대안언론을 활성화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이 법이 정한 핵심 기구인 ‘신문발전위원회’와 ‘지역신문발전위원회’는 법 개정을 통해 오히려 위상을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신문유통원 사업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언론단체들은 “신문발전위가 민간기구인 한국언론재단에 신문발전기금을 위탁한다는 것은 기구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높이는데 부정적”이라며 “시행령 개정을 통해 신문발전위 위원장을 상임화하고 사무국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역신문발전지원 특별법도 실질적이고 안정적으로 지역 신문 산업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유효기간을 연장하거나 일반법화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특별법 범위에 인터넷을 포함시킬 것을 요구했다.
유통원에 대해서는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가진 신문사들은 독자적 민간유통망을 내세워 신문유통원 참여를 거부하고 있는 등 정착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언론단체들이 유통원의 위상강화와 기금확충을 주장하는 이유다.

정보공개 확대·취재접근권 보장
‘취재지원선진화방안’에 대해서는 약간의 시각차가 있다. 언론단체들은 현 정부의 원안대로 브리핑룸 및 기사송고석의 통폐합에는 동의하되, 정보공개를 확대하고 취재접근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선진화방안 전면 백지화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언론단체들은 이와 관계없이 정보공개청구는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조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개혁과제는 대통령 직속의 정보공개위원회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정보공개법 개정을 통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 범위를 확대하고 명확히 하는 한편, 비공개 대상정보를 규정하고 있는 법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고 제기하고 있다.

또 취재접근권과 관련해서는 현 정부 방안에 조건부 동의하고 시행 후 매 분기별 평가와 보완책 마련을 요구한다. 부패방지법을 개정해 내부고발자 보호적용 대상을 확대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국가보안법을 폐지, 북한과 관련한 취재와 보도에 제약을 두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과 남북언론교류도 포함하고 있다.

TV수신료 인상·코바코 유지
지상파방송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처들도 담았다. 우선 TV수신료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지나친 상업광고에의 의존은 공공성과 공익성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는 게 주된 이유이다. 현재 KBS 이사회가 요청한 수신료 안(2천5백원→4천원)을 국회에서 승인하고 장기적인 제도개선을 제시해 놓고 있다.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에 대해서는 무분별한 상업화를 초래할 수 있는 해체 논의를 철회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만 방송의 공공성과 공익성을 위해 내부 개혁방안을 마련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 ‘공공기관운영법’을 개정, KBS와 EBS를 정부의 규제로부터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역민영방송의 소유구조개선과 경영투명성도 과제로 언급했다.

이외에도 언론단체들은 지난 4월2일 타결된 한미FTA의 비준동의 거부, 인터넷 포털 규제법 제정, 공익 기반의 IPTV 도입 등도 새 정부의 언론정책 과제로 꼽고 있어, 사안마다 첨예한 갈등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