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이후 ‘시장 논리’를 앞세운 이명박 당선자 측과 ‘공익성’을 강조하는 언론시민단체 사이에 첨예한 갈등이 예상된다.
이명박 당선자는 시장 경쟁 논리를 내세운 언론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언론시민단체들은 언론의 사회적 공익성을 중시하며 반발할 전망이다.
이 당선자 측은 취재선진화 방안·국정홍보처·신문법 폐지 외에 구체적인 언론 관련 공약을 내놓지는 않았으나 각종 토론회 등에서 현안에 입장을 밝혔다.
핵심은 ‘시장 자율 기능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언론시민단체들은 새 정부의 논리는 산업과 자본의 이해만을 대변한 것이라고 비판한다.
신문방송 겸영 허용 문제는 양측이 가장 치열하게 맞붙는 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자 측은 겸영을 허용한 해외 선진국은 오히려 시장이 안정되고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적극적인 입장이다.
언론시민단체들은 겸영 금지를 풀면 신문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주류 보수신문이 방송마저 장악할 수 있다며 우려한다. 재벌이 방송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한다. 이럴 경우 방송의 공공성이 위협받는다는 것이다. 특정 이념의 신문이 독과점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시장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신문발전위·신문유통원 폐지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 당선자 측은 정부가 신문에 보조금을 주고 유통에 나서는 것 자체를 반대한다. 신문 시장 자율 기능에 맡기자는 쪽이다. 정부는 간접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주류 보수신문의 여론 독과점을 막기 위해 다양한 신문을 정부 차원에서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언론단체들의 기본 취지와 다르다. 국가의 신문 지원은 제작에 간섭하는 것이 아니라 소외계층의 정보 접근권 보장과 산업 진흥이라는 본래 목적을 갖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이해 역시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방통융합기구 개편에서도 양쪽은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이 당선자 쪽은 방통융합기구를 정부부처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언론시민단체들은 오래 전부터 민간 위원회가 정책집행권을 가져야 권력의 개입을 막고 공익성을 지킬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 당선자 측이 거론하는 MBC의 민영화 역시 거센 반대에 부딪힐 전망이다. 언론단체들은 지상파 방송은 공적 소유구조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파는 공공재이며 지상파는 무료보편적 서비스를 실현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공영방송을 민영화하면 자본의 논리에 따라 선정성·상업성만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언론개혁시민연대 김영호 대표는 “이명박 정부가 산업과 자본의 이해를 중심으로 언론정책을 추진한다면 대자본의 논리가 여론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며 “여론의 다양성과 언론의 공공성이 크게 침해받으면서 민주주의의 후퇴를 가져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