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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당선자, 민심 읽어라" 한목소리

조간신문 일제히 통단 사설로 주문
조선․한겨레, BBK 특검 시각차 뚜렷

김성후 기자  2007.12.20 10:5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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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 다음날인 20일, 신문들은 대부분 통단 사설을 실어 이명박 당선자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을 표출했다. 신문들은 사설에서 현 정부에 대한 민심 이반이 이 후보 당선의 결정적 원인이었다며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릴 것을 한목소리로 주문했다.



   
 
  ▲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20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경향·한겨레 “참여정부 심판”

경향신문은 이 후보의 당선은 김대중․노무현 자유주의 정권의 10년 치세에 대한 총체적 심판이라고 규정했다. 경향은 사설 ‘이명박 후보의 당선과 대선 이후’에서 “신자유주의적 양극화와 불평등 심화에 따른 경제적 고통을 절대 다수의 대중들에게 안겼고, 부동산 주택 교육 정책 등에서도 난맥상을 드러냈다”며 “그것에 대한 총체적 심판으로서 국민 다수가 ‘보수’와 ‘경제’의 기치를 내건 이명박 후보를 선택했다고 우리는 믿는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이 당선자는 민심을 정확하게 읽어야 한다’에서 “BBK 의혹을 비롯한 여러 가지 도덕성 문제가 제기됐음에도 이 당선자가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노무현 정부 5년에 대한 실망감의 표현에 다름 아니다”며 “민심이 이 당선자를 선택한 것은 이 당선자 자신의 능력이나 도덕성에 대한 신뢰의 표현이라기보다는 과거 정권에 대한 심판 의지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국민의 머슴이 되라’는 사설에서 “국민이 던진 한 표 한 표에는 지난 5년간의 나라 걱정과 울분, 눈물과 한숨이 녹아 있었다”고 했고, 동아일보는 ‘이제 미래로 가자’는 사설에서 “국민을 편 가르고 정치 경제 사회적 갈등을 부추겨 정치적 이익을 취하려는 세력을 거부하고, 민생을 위한 비전과 그 실현의 가능성을 보여 준 후보에게 표심이 쏠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서울신문은 사설 ‘경제 대통령 국민여망 부응하라’에서 “선거기간 내내 이 당선자를 괴롭혔던 도덕적인 의혹과 논란에도 불구, 유권자가 이런 지지를 보낸 것은 한국경제를 살리라는 지상명령이 깔려 있다고 본다”면서 “이 당선자는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려 경제회생에 총력을 다하는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일보는 사설 ‘앙금 털어내고 내일을 향해 가자’에서 “현 정권에 대한 반감의 바닥에는 도덕적 정당성 의식의 과잉으로 독선에 빠진 결과, 무리수에 집착하는 아집에 대한 차가운 시선이 있다”며 “이런 우려를 씻으려면 측근들에 에워싸여 국민의 소리에서 멀어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선, 특검 거부 메시지

신문들은 BBK 의혹과 관련한 특검 조사에 대해선 분명한 시각차를 보였다. 조선과 중앙은 BBK 의혹을 덮고 가자는 논리를 편 반면, 한겨레와 경향은 차제에 BBK 등 각종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특검이 갈 길 바쁜 당선자의 발걸음을 붙잡고 있다며 노무현 대통령에게 사실상 특검법을 거부하라는 메시지를 날렸다. 조선일보는 사설 ‘이명박 대통령의 사명’에서 대선사상 최고의 표차를 거론하며 “특검을 의결했던 국회의 뜻은 당선자를 과반에 육박하는 표로 당선시킨 국민의 뜻과 배치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노무현 대통령은 이 상황에서 끝내 특검법을 공포하는 것이 나라에 무슨 도움이 될지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도 사설에서 “새 대통령이 일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 취임 후 6개월, 혹은 1년 소위 허니문 기간 동안은 기다려 줄 필요가 있다. 미국도 새 대통령에 대해 이 정도의 관용은 지켜 준다. 이명박 특검도 그런 점에서 절제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겨레와 경향은 BBK 의혹을 풀어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겨레는 “이 당선자가 이런 국민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려면 BBK 사건을 비롯한 각종 의혹을 해소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면서 “선거과정에서처럼 어설픈 거짓으로 미봉하려고 하다간 집권 기간 내내 발목을 잡힐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도 사설에서 “대선 승리에 도취해 특검 수사에 협조하지 않거나, 진실을 바라는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지 않는다면 또 다른 정치적 후유증을 낳을 것”이라며 “대선에 승리했다고 해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넘어가는 것은 자신을 선택한 국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