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공영방송이 공영성 강화를 위한 재원 확보를 주장하면서 지나치게 사기업적 논리에 빠지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상파 방송의 공영성 강화를 근거로 중간광고 확대, TV수신료 인상 등을 요구하면서 실제로는 공영성을 해칠 수 있는 수익성 사업에 열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방송위원회가 MBC ‘마이MBC’의 위성DMB 재송신을 허가하자 시민단체들은 지상파 방송의 공영성을 해친다며 반대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성명을 내 “위원회의 결정은 여전히 논리적 타당성이 없고, MBC의 계약 체결은 지상파의 정체성에 반하는 자기부정 행위”라고 비판했다.
IPTV 콘텐츠 유료화 방식도 논란이 되고 있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는 최근 하나TV와 메가TV 운영업체인 하나로텔레콤과 KT에 콘텐츠 이용 건 당 소비자가 돈을 내는 PPV(Pay Per View) 방식으로 유료화하자고 요구했다. 이들은 PPV 방식을 채택하지 않으면 방송 뒤 7일이 지나서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IPTV업계는 이들이 요구하는 가격이 적지않은 데다가 지상파 실시간 방송이 무산될 경우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어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MBC의 인기 드라마인 ‘태왕사신기’ 방송이 지연되면서 뉴스데스크가 사전 고지없이 연장된 사건도 입에 오르내렸다. MBC 노조는 “뉴스 시간을 연장하면서까지 드라마를 방송한 것은 극히 유례가 없는 사건”이라며 “무책임한 외주제작사의 횡포에 이끌려 다니지 않기 위해서라도 방송사의 드라마에 대한 최소한의 통제권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상파 공영방송인 KBS와 MBC는 공영성 강화를 위한 재원 마련에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공영성을 파괴하는 논리적 모순을 저지르고 있다는 비판이다.
한림대 최영재 교수(언론정보학부)는 “공영방송이 ‘공영성 강화’를 도구적으로 이용하면서 공영성과 개별 기업의 이익을 비논리적으로 조합시키고 있다”며 “공영성과 경영 개선을 위해서 상업적 논리를 도입하자는 것인데 이는 결과적으로 자체의 공영성을 약화시키는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상파 공영방송이 일단 손쉬운 방법으로 재원을 마련하려는 점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숙명여대 강형철 교수(언론정보학부)는 “재원을 늘릴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손쉽고 편한 방법으로만 수익을 올리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강 교수는 “문제는 우리 사회가 어떻게 공영방송에 재원을 확보해주느냐에 있다”며 “공영방송의 책임 못지않게 사회의 책임도 크다”고 말했다.
지상파의 공영성을 높이기 위해 재원 확보가 중요하지만, 그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정책을 수립하는 데 오류를 저지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성공회대 김서중 교수(신문방송학과)는 공영방송의 공익성 강화는 ‘TV수신료 인상-MMS(멀티모드서비스) 도입-수신환경 개선-콘텐츠 판매-광고제도 개선’ 순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김서중 교수는 “공영방송이 재원 필요성이 촉박하다 보니 앞뒤가 안맞는 수익창출 방법을 선택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며 “어느 것을 우선 순위에 놓을지 면밀히 검토하는 고민이 필요하며 재원 충당은 최대한 공익적 방법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