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자금보도·문화 누드사진 게재 등 도덕성·선정성 논란
대통령 선거를 비롯해 수많은 사건으로 점철됐던 2007년. 기자협회보는 올해 언론계에서 화두가 됐던 10대 뉴스를 편집국과 편집위원회의 논의 끝에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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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대문 미근동 경찰청 기자실. 전기차단 등 사실상 기자실 폐쇄조치가 이뤄진 가운데 기자들이 촛불을 켜고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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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취재지원 선진화방안 극한 갈등
올 한해 언론계는 취재지원선진화 방안 하나로 들끓었다 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정홍보처가 지난 5월 취재지원선진화 방안을 발표한 뒤 언론계는 거세게 반발했다. 정부는 참여정부 출범 이후 개방형 브리핑제의 후속 보완 조치로 이 방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언론계는 언론자유를 가로막을 여지가 있다며 격렬히 반대했다. 결국 정부는 한국기자협회 등 언론 4단체의 요구를 받아들이며 브리핑룸 및 기사송고실 통폐합을 강행했다. 다음 정부 들어서도 취재지원선진화 방안은 논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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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짜 만원짜리 지폐를 붙인 차량들이 지난 17일 오전 태평로 삼성 본관 앞에 멈춰서 있다. '떡값'전으로 명명된 이 차량 퍼포먼스는 한 미술가가 삼성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재벌 등의 부정 비리 등을 고발, 풍자하기 위해 개최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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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삼성 비자금과 언론보도 전 삼성 법무팀장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선언으로 삼성 비자금 조성 의혹이 폭로됐다. 언론의 공정보도는 다시한번 도마에 올랐다. 김 변호사는 삼성의 비자금이 언론계에도 흘러들었다고 밝혔다. 언론은 색깔에 따라 보도가 극과 극으로 갈라졌다. 삼성과 김 변호사의 주장을 공방으로 전하는가하면 일종의 복수극으로 묘사하는 언론도 있었다. 우리 사회의 ‘경제 권력’으로 등장한 삼성을 경계하는 보도도 잇달았다. 언론 통제는 독재권력에서 자본권력으로 넘어갔다는 가설을 입증시키는 게 아닌가 하는 분석도 계속됐다. 삼성 비자금 수사의 진실에 따라 언론의 도덕성도 다시 한번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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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및 인권시민단체 소속회원들이 문화일보 사옥 앞에서 신정아씨 누드사진 게재와 관련, 항의집회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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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문화일보 신정아 누드사진 파문 문화일보는 신정아씨의 누드 사진을 신문에 게재했다. 이른바 ‘성로비 의혹’도 꺼냈다. 그러나 신정아씨는 1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걸었다. 언론의 윤리적 문제도 제기됐다. 문화일보가 실은 사진은 합성논란에도 직면했다. 결국 신정아씨 누드사진 논란은 법정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문화일보는 국민의 알권리에 주목했다고 강변했다. 이번 사건은 언론의 선정성과 알권리, 도덕성의 경계를 다시한번 고민하게 하는 전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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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24일 열렸던 시사저널 직장폐쇄 규탄 기자회견.(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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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사저널 사태 및 시사IN 창간 금창태 사장의 삼성 비판 기사 삭제로 시작된 시사저널 사태. 결국 노사의 결별과 시사IN의 창간(9월15일)에 이르렀다. 시사IN은 창간 이후 신정아씨 인터뷰, 삼성 비자금 폭로 등 연이은 특종으로 기세를 높였다. ‘성역 없는 보도’라는 시사저널 시대의 정신을 잇는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가 많다. 과연 한국 사회에서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독립한 언론은 성공할 수 있을까. 언론계는 시사IN의 행보를 주목할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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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열렸던 ‘TV수신료 인상안에 대한 공청회’에서 정연주 KBS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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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방송 공공성 논쟁 매체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했다. 그동안 독점적 지위를 누리던 지상파 방송은 여러 가지 위기와 도전에 직면했다. 유료방송이 득세하면서 보편적 무료서비스를 제공하던 지상파 방송의 정체성이 논란이 됐던 한해였다. KBS의 TV수신료 인상이 궤를 같이 했다. 방송위원회의 지상파 중간광고 확대 결정을 놓고 관련 업계에 시민단체까지 가세해 논쟁이 붙었다. 방송 환경이 달라지면서 과연 지상파 방송이 공공성을 유지할 방안이 무엇인지 화두로 떠오른 한해였다.
(6)해 넘길 디지털전환특별법·기구통합법 언론계의 화두로 ‘방통융합’이 떠오른 지 이미 오래다. 그러나 방통융합의 토대인 ‘기구통합법’은 탄생에 올 한해도 지루한 산고를 겪었다. 2012년 아날로그 TV 시대의 종료 이후 새로운 방송환경을 준비할 디지털 시대의 밑그림, ‘디지털전환특별법’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여야와 업계, 정부기관 간의 치열한 논쟁은 언제 결말을 지을 것인가. 결국 ‘국민’의 이해로 돌아가는 수밖에 없다.
(7)OBS 경인TV 개국 ITV의 2004년 정파 이래 꾸준히 모색되던 OBS경인TV의 개국이 수많은 논란 끝에 12월28일 첫 방송을 내보내기에 이르렀다. OBS 개국은 백성학 이사회 의장의 녹취록 파문에 이어 정보통신부의 개국 허가 지연에 이르는 우여곡절 끝에 결실을 보게 됐다. 또 하나의 지상파 방송이자 지역방송으로서 OBS의 생존은 내년 한해 방송계의 관심거리가 됐다.
(8)언론노조 회계부정 충격 언론노동운동의 최전선에 서왔던 전국언론노동조합이 회계부정 파문에 휩싸였다. 총무 담당 간부가 3억원의 공금을 횡령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그동안 감시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못했다는 점도 놀라웠다. 이준안 위원장의 사실상 탄핵으로 이어진 이번 사태는 언론노조 안의 치열한 논쟁과 갈등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급격한 변화의 파란에 놓인 언론계. 언론노조의 부재가 얼마나 큰 손실인지, 언론노동운동의 탈바꿈이 절실함을 깨닫게 하는 2007년이었다.
(9)지역민방 계속되는 진통 민영방송 전주방송의 파업이 11월 돌입해 70일에 이르고 있다. 아침뉴스를 전날 녹화하는 진풍경, 열악한 노동환경을 견디다 못한 방송 노동자들이 머리띠를 두르고 나섰다. 전주방송 조합원 40명의 삭발에 이어 지역민방 지부장 6명이 동조 삭발을 하는 데 이르렀다. 방송위원회가 전주방송, 강원민방을 재허가 청문 대상으로 꼽으면서 지역민방의 모순은 극명하게 떠올랐다. 지역성과 공공성, 노동자의 권리를 둘러싼 지역민방의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10)대통령선거 폴리널리스트 시대
대통령 선거의 해를 맞아 언론인들이 대거 정치권으로 몸을 옮겼다. 전직은 물론 현직 언론인의 정치권 투신도 잇달았다. 역대 선거 사상 최다 진출이라는 평도 나왔다. 공정성을 생명으로 한 언론인들의 정치권 진입에 따른 비판과 ‘직업 선택의 자유’라는 반론도 이어졌다. 최소한의 유예기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결국 양심에 맞길 수밖에 없는 언론인의 정치권 진출. “현직에 남아 있는 후배 기자들에게 적잖은 ‘공정성의 부담’을 주고 있다”는 푸념은 5년 뒤에 다시 찾아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