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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MBC 장성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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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제철소와 철강공단 굴뚝 코 밑에 사는 동네 사람들, 그들을 처음 만난 건 집회현장이었다. 예순은 족히 넘어 보이는 사람들이 매일같이 아스팔트 바닥에 앉아 머리띠를 두르고 구호를 외쳐 댔다. 어설펐지만 절박함이 묻어났다.
동네를 찾은 첫날, 암과 호흡기 질환, 피부염 등 갖가지 질병이 좁은 골목길을 엄습해 있었다. 주민들의 호소가 진실임을 직감했다. 질병이 일상이 된 탓인지 주민들은 담담하게 환경피해 실태를 보여줬다. 그리고 방송국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놓은 것만으로도 행복해 했다.
방송국 카메라가 포스코에는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들면서 왜 코 밑에 사는 이들은 보지 못했을까, 아니 보지 않았을까. 부끄러웠다. 동시에 가슴이 뜨거워졌다.
포스코 인근 주민 환경피해 보고서 제1부 ‘쇳가루 35년 진실은?’이 방송된 이후, 포스코는 곧바로 방송국을 항의 방문했다. 일방적인 주장을 담은 해명자료까지 만들어왔다. 그런 상황에서 1주일 뒤, 제2부 ‘못믿을 환경영향조사’가 방송됐다.
방송국은 어수선 했다. 그 속에는 최대 광고주이자 대기업 포스코에 대한 비판을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들이 역력했다. “포스코가 소송을 걸어올 경우, 방송국이 감당할 수 있냐“ 는 우려 섞인 이야기까지 들려왔다. ‘이것이 우리 언론의 현실인가’라는 자괴감도 느꼈다. 그러나 많은 선후배와 동료들은 격려를 아끼지 않았고 지역 시민사회의 양심은 아직 살아 있었다. 취재를 시작할 때부터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이 진실에 접근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함께 했고, 취재에도 큰 도움이 줬다.
방송 후 지역 7개 시민단체가 ‘포항시민 건강권 연대’를 구성해 앞으로 진실규명에 착수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자리를 빌어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프로그램의 완성도에 대해선 사실 부끄럽다. 시간에 쫓겨 또 기획력 부재로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전하지 못한 것 같아 스스로 아쉽고 주민들에게도 미안하다.
앞으로 지속적인 취재로 만회할 기회를 찾도록 노력하겠다. 함께 고생한 후배 이용철 카메라 기자를 비롯한 제작 스텝, 그리고 아내와 함께 수상의 영광을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