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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이 흔들리는 아이들

[기획보도 신문·통신]세계일보 채희창 기자

세계일보 채희창 기자  2007.12.12 16: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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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일보 채희창 기자  
 
“방학 때만 되면 소아청소년 정신과, 복지관에 치료받는 아이들이 몰려 북새통이다. 정신과 다닌다는 소문나는 게 두려워 일부러 먼 곳으로 다닌다.”

“ADHD로 산만하고 인터넷 중독에 빠진 아이들이 한 반에 3∼4명이나 돼 수업하기가 매우 어렵다. 통제가 안되는 아이들이 많다.”

평소 지인들에게 두 가지 얘기를 들고 ADHD, 틱 장애, 반항 장애,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앓는 아이들이 어떻게 살아가는 지 궁금했다.

기초취재를 해보니 아동청소년 정신질환에 대한 전국적인 유병률 조사가 한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보건복지부는 “관련 통계가 없고 추정해 본 적도 없다”는 어이없는 답변을 했다. 당연히 취재하고 싶어졌다.

최소한 1백20만명이 넘는 아동청소년 정신질환자들이 ‘주변인’으로 밀려나고 있다. 학교에서는 왕따당하고, 부모들은 사회의 편견 때문에 소아정신과 병원 문턱을 넘지못한 채 속앓이만 한다. 빈곤층 질환 아동들은 치료를 받지못해 범죄의 늪에 빠져들기 일쑤다.

우리는 이 문제를 사회구조적인 시각으로 접근해 편견과 실태, 치료 인프라, 가족들 내면의 고통까지 심층취재했다.

자녀의 질환을 ‘쉬쉬’하고 나서기를 꺼리는 부모들 때문에 헛걸음도 제법 했다.
섹시하지는 않지만 ‘사회적 의미가 크다’는 확신이 있는 취재였기에 밀고 나갔다.

취재결과 우리나라는 정신건강 문제에 대해선 아직도 후진국 수준이었다. 질환 자녀를 둔 부모 절반이 “한국을 떠나고 싶다”고 할 정도였다.

보도후 며칠 뒤 서울시교육청은 특별예산을 편성, 2008년 초등학교 입학생 2만여명에 대해 ADHD 검사 및 치료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복지부도 내년 초1, 중1, 고1 9만9천명에게 정신건강 검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요즘 기자들의 자긍심이 바닥까지 내려갔지만 이런 아이템을 공론화시키면서‘기자질’하는 보람을 느낀다. 의미있는 기사를 써보겠다는 시도였는데 상까지 받게되니 기쁨이 두배다.
회사와 선배들의 배려와 팀원들 노력이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