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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장에 6천만원 줬다" 진술 파문

[취재보도부문]CBS 권혁주 기자

CBS 권혁주 기자  2007.12.12 15:5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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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BS 권혁주 기자  
 
기쁘다. 그리고 부끄럽다. 취재후기를 대표로 집필할 만큼 보도에 기여한 바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국세청 뇌물 사건이 처음 불거진 것은 지난 8월 말이었다. 정윤재 전 청와대 비서관이 뇌물 주고받는 자리를 주선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슈가 되기 시작했다. 전 부산국세청장에게 뇌물을 건넨 건설업자에 대한 특혜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세금을 열심히 거둬야 할 국세청 직원이 오히려 세금 떼어먹는 방법을 컨설팅(?)해준 것으로 드러나는 등 고구마 줄기처럼비리 의혹이 불거졌다.

중앙언론사 법조 출입기자들도 대거 부산으로 몰려가 취재경경쟁을 벌였다. 그러기를 한 달여. 사건은 정 전 비서관을 구속하는 선에서 수습될 듯이 보였다.

건설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전 부산국세청장이 입을 굳게 다물면서 뇌물의 연결고리가 잘 찾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쉬웠다. 분명 이게 다는 아닌 것 같은데….

더욱이 1억원을 받았지만 ‘내 돈이 아니었다’고 했다는 전 부산국세청장의 말. 이런 아쉬움과 궁금증이 이번 보도의 출발점이었다.

사건에 대한 관심과 집요한 취재는 성과로 나타났다. 10월19일 정윤재 전 비서관이 구속될 쯤. 검찰 내부의 갈등이 감지됐던 것.

대검은 계속 신중한 수사를 주문하고 있었고 축소수사 의혹으로 한차례 홍역을 겪었던 부산 수사팀은 폭발 직전이었다. 전군표 국세청장의 뇌물 수수 혐의를 둘러싼 갈등이었다.

하지만 현직 세무행정의 수장인 국세청장의 뇌물혐의를 기사화하기는 쉽지 않았다. 정상곤 전 부산청장이 “전군표 국세청장에게 6천만원을 줬다”고 진술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데 최종 사흘 낮밤이 걸렸다.

사상 초유의 현직 국세청장 검찰 소환과 구속으로 이어진 이번 보도가 공직자의 윤리는 물론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뇌물 관행을 고민하고 개선하는데 작은 보탬이라도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부패로부터 자유롭다던 참여정부의 도덕성에 상처가 되는 기사였지만 대부분의 공직자들은 정직하고 성실하게 일하고 있다고 믿고 싶다.

고생한 후배들과 입술 터져 가며 취재보도를 진두지휘했던 권영철 사회부장께 존경과 감사의 뜻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