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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이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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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로부터 들은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연세대 현직 총장 부인이 편입학 합격을 대가로 돈을 받았다’. 쉽게 믿을 수 없었다. 내용이 충격적인 만큼 한겨레는 바로 취재에 들어갔다.
제보 확인은 쉽지 않았다. 처음부터 돈을 줬다는 학부모의 인적사항과 주소가 틀렸다. 그러나 아파트의 이름만큼은 틀리지 않으리라 생각해 며칠간 추적을 한 끝에 의심되는 한 집을 찾을 수 있었다. 학부모는 제보 내용을 완강히 부정했다. 끈질긴 대화 끝에 학부모는 돈을 주고받은 과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긴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실제 검찰은 배임수재도 뇌물이나 사기도 성립하기 어렵다고 지금 말한다. 막상 돈을 준 사람의 진술도 확보했지만 확인도 쉽지 않았다. 차례차례 찾아간 총장 부인과 총장 부인을 소개해준 사람, 돈을 모아준 직원 등 주위 관련자 들은 모두 그런 사실을 부인했다.
하지만 이들의 말은 일관성이 없었다. 총장 부인은 소개해준 사람을 안다고 했지만, 소개해준 사람은 총장 부인을 모른다고 했다. 또, 연세대 직원들이 모여 편입학 관련 얘기를 들었다고 했던 날, 참가했던 사람들은 모임 자체도 부정했지만, 참가한 사람의 부인은 그날 모임을 기억해냈다.
진술은 엇갈리고, 증거는 진술뿐이었다. 다시 제보자와 돈을 준 학부모를 찾았다. 똑같은 이야기를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제보자와 학부모가 기자에게 똑같은 이야기를 할 이유가 없었다. 연세대로부터 돈을 준 학부모의 자녀가 실제로 편입학 전형에 응시했다는 것을 확인하자 한겨레는 기사를 썼다.
막상 돈을 준 학부모의 자녀가 편입학 전형에 떨어지지 않았거나, 학부모의 항의를 받은 총장 부인이 돌려줄 돈을 급히 마련하기 위해 직원들을 끌어들이지 않았다면 절대 세상에 밝혀지지 않았을 이야기였다. 검찰 수사 결과 이들은 관련 사실을 인정했다.
한겨레 보도가 나간 뒤 한 수험생이 메일을 보냈다. 편입학 공부를 그동안 열심히 했는데 억울하다는 내용이었다. 편입학은 우리 사회에서 높은 학벌을 보장해주는 또 다른 길임에 틀림없고 수많은 학생들이 이 길을 뚫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한겨레는 의대와 치의학과 편입학 과정에 대한 추가 의혹보도를 계속했다. 연세대에 대한 교육부 감사도 진행됐고, 검찰 수사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번 기회에 편입학에 대한 시스템이 더욱더 공정해지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한달에 걸친 취재를 믿고 맡겨준 한겨레 24시팀과 제보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