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방송과 강원민방이 11일 ‘조건부 재허가’ 결정을 받았다. 지난 4일 청문이 열린 후로부터 일주일만이다. 2004년 iTV 거부 결정(11일) 등과 비교할 때 빠른 결정이다.
방송위는 이번 결정의 조건들을 철저하게 지킬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이를 어길 시에 결정 철회(취소), 향후 재허가 추천시 재허가 추천의 배제 사유가 되도록 했다. 방송위는 일단 허가는 했지만 내년 3월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결정을 뒤집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방송위가 지난달 21일 ‘청문’을 통보할 때만 해도 두 방송사 모두 방송중단의 위기를 맞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많았다.
두 방송사가 모두 심사위원들로부터 기준점수인 6백50점에 못 미치는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강원민방은 지난 2004년에도 조건부 재허가 결정을 받으면서 ‘소유와 경영분리’, ‘사회 환원 약속’을 약속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아 재 지목됐던 터라 거부결정이 유력했다.
하지만 방송위는 양 방송사를 포함, 광주방송까지 조건부 재허가 결정을 내렸다. 방송계 관계자들은 17대 대선을 불과 10여일 앞둔 시점에서 지역주민들의 시청권을 박탈하는 문제로 인해 거부결정을 내리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자체 편성이 1백%였던 iTV와는 달리, 이들 두 방송사는 SBS 재송신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iTV 정파로 인한 학습효과가 컸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방송위 한 위원은 “미국의 경우 취소되면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패소하면 곧이어 후속 사업자를 선정하는 등 정파되는 일이 없다”며 “현행 방송법 상 허가 추천이 거부됐을 때 후속조처가 없다는 점도 이번 재허가 결정의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두 방송사가 재허가 추천 조건에 대한 확실한 이행을 약속하고 사주 문제 등을 적극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도 재허가 결정을 이끌었다는 평이다.
한편 이번 결정과 관련해 철저한 심사를 당부하며 지난주부터 단식농성과 철야집회를 감행해온 지역 민영방송노조는 이날 “방송위 결정에 대체로 만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역 민영방송노조협의회 정석헌 의장(대구방송)은 “재허가 교부 조건이 처음 사측이 제시했던 안보다 진전된 내용이어서 미흡하지만 성과가 있다고 본다”며 “세부적인 내부 투쟁은 지속적으로 진행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노조(위원장 최상재)도 이날 성명을 내고 “대표이사 추천위 구성 등이 명확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면서도 “이번 재허가 추천 조건은 일부 미흡하지만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제도화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