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 이명박씨의 BBK 연루사실과 도곡동 땅 소유 의혹을 보도했던 언론들이 그에게 완벽한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이후 지금까지 당시 보도의 사실 여부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당시 이 후보를 취재했던 기자들이 기사 내용은 사실이라고 밝히고 있고, 이 후보가 자신의 발언을 직접 인용한 인터뷰 기사조차 ‘오보’라고 주장하고 있음에도 어떤 해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기자협회(회장 정일용)와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은 잇따라 성명을 내고 이명박 후보의 BBK 연루사실과 도곡동 땅 소유 문제에 대한 언론의 이중적 태도를 비난하며 진실 규명을 요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11일 성명을 내어 “중앙일보, 동아일보, 중앙 이코노미스트, 머니투데이, 문화방송, 세계일보, 한국일보, 국민일보는 자신들의 과거 보도가 날조한 거짓이었는지 아니면 타협할 수 없는 진실인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노조는 “언론들은 자신들이 추적 보도한 내용들이 날조된 것이라고 검찰이 판정했을 때 침묵으로 일관했다”면서 “해당 언론사들이 이 사안에 대해 침묵한다면 진실을 은폐하고 정치권력과 야합하고 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한국기자협회는 10일 성명에서 “몇 년 전에는 ‘내가 BBK 대주주이자 경영진’이라는 이명박씨의 발언을 만천하에 알려놓고, 이제와서 ‘나는 BBK와 관련없다’는 이씨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받아 적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과거에 했던 보도가 오보인가, 사실 보도인가. 보도 기자와 언론사는 사실이면 사실이다, 아니면 아니라고 분명히 밝혀야 한다”면서 “그것이 추락할 대로 추락한 언론 신뢰도를 그나마 끌어 올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모니터단은 11일 논평을 내고 “지금이라도 2000년 당시 이명박씨 인터뷰 기사의 진실을 밝혀라. 그럴 자신이 없다면 ‘오보’에 대해 독자에게 사과하고 정정보도하라”면서 “그것이 특정 후보에게 줄서기를 택한 중앙과 동아의 정체성에 더욱 어울릴 뿐 아니라 특정 후보에게 더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앙일보는 지난 2000년 10월14일자 기사에서 이명박씨가 “BBK를 창업했다”는 인터뷰를 실었고, 동아일보는 다음날인 15일자 기사에서 “이 대표는 김 사장에 대한 기대가 몹시 큰 눈치”라며 이명박 띄우기와 ‘이명박 BBK 연루 사실’을 보도했다.
도곡동 땅 소유와 관련해 세계일보(93년 3월27일)와 한국일보(93년 9월17일), 국민일보(93년 3월24일)는 이명박 후보가 처남 명의로 1백50억원 상당의 강남구 도곡동 땅을 은닉했고, 이 후보가 소유재산을 62억원에서 2백74억원으로 늘려 신고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