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안의 TV’로 주목받던 지상파DMB가 출범 2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KBS, MBC, SBS 등 지상파사업자뿐만 아니라 YTN DMB, 1TO1(한국DMB), U1미디어 등 비지상파사업자들도 적자폭이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선 비지상파사업자의 경우 현 상황이 지속되면 내년 상반기 이후 자본잠식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광고외 수익모델 부재출범 당시 방송과 통신이 융합된 쌍방향 이동 서비스란 점에서 주목받았지만 정부의 정책적 판단 실수로, 지상파DMB가 ‘사생아’로 전락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정부가 지상파DMB 정책을 ‘보편적 무료서비스’로 규정하면서 광고 이외에 뚜렷한 수익모델이 없는 게 가장 큰 원인이다.
MBC 석원혁 뉴미디어정책팀장은 “신규미디어이기 때문에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해야 할 뿐만 아니라 송수신 시설에도 많은 투자를 해야 하는데, 무료서비스이기 때문에 광고수익 이외 수익모델이 전무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광고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나마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지난달 처음으로 6개 사업자가 동시에 월 광고매출액 1억원을 넘겼다.
반면 초기 투자비용 이외 회사 운영비로 매달 5억~6억원씩 투입되기 때문에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상파DMB특별위원회에 따르면 6개 사업자가 콘텐츠 제작과 망 구축 등을 위해 총 1천2백여억원을 투자했으나 광고매출액은 60여억원에 불과해 적자 폭이 1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출범 2년 만에 기기 보급은 8백만대를 넘어서는 등 괄목할 정도로 성장했지만 시청률이나 광고 영향력에 대한 연구 등이 전무하다보니 광고주 입장에서도 선뜻 주머니를 열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광고 단가 역시 평균 3만~5만원(15초 기준)으로 낮게 책정, 업계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U1미디어 하태진 방송팀장은 “현실과 동떨어진 광고 단가가 가장 큰 문제”라며 “현재 지상파 광고에 비해 지상파DMB의 경우 1백분의 1에서 80분의 1의 수준이지만 10분 1이나 8분의1까지 올라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말기 천만대 계기, 전환점 모색이 때문에 지난 10월 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내년 중 단말기 보급 1천만대가 넘는 시점에 발맞춰, 시청률 조사를 실시해 매체력에 대한 검증과 평가를 받을 예정이다. 이를 통해 광고주 인식전환은 물론, 광고량 증가와 광고단가의 현실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지상파계열은 최소 월 2억원 이상, 비지상파계열은 월 5~6억원 이상의 광고수익을 올려야만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상파방송과 똑같은 법적 잣대로 지상파DMB를 규정한 것도 사업자의 발목을 잡는 한 원인이다.
비지상파사업자 한 관계자는 “뉴미디어 성격이 무시되면서 소유제한, 대기업 진입 금지, 편성과 심의 등 지상파방송에 준하는 규제에 묶여 있다”면서 “뉴미디어 특성에 맞게 규제를 풀어줘야지만 증자 등을 통해 활로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업계에선 데이터방송 등 새로운 서비스의 유료화를 통해 정상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6개 사업자는 국회와 방송위원회, 정보통신부 등에 수익모델의 취약성을 해소하기 위해 △중간광고 허용 △양방향광고 허용 △데이터 방송 유료화 △매체유지를 위한 최소 광고수익 보장 등 10개 항목의 특별지원방안을 요구하기도 했다.
비지상파사업자 관계자들은 “방송위의 정책적 지원뿐만 아니라 이동통신사와의 협업관계가 중요하다”면서 “그러나 데이터방송 역시 새로운 단말기 보급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내후년까지 어떻게 버티느냐가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방송위 김재철 뉴미디어 부장은 “법이나 시행령은 당장 바뀔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상당한 시일 걸릴 것 같다”면서 “하지만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방송위는 4일 전체회의를 열고 지상파DMB 재원 확보를 위해 프로그램 제작지원 확대와 함께 규제완화를 위한 방송법령 개정 등을 논의키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