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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위장 계열분리" 논란

사제단 4차 폭로후 언론은…

민왕기 기자  2007.11.28 13:5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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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철 변호사의 4차 기자회견 후 언론계 안팎이 들썩이고 있다. 이는 김 변호사가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중앙일보와 삼성이 위장 계열 분리됐다고 주장하면서 부터. 여기에 조선일보 연합뉴스 데일리안 등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발언도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경제는 사제단을 ‘똥파리’ ‘기생충’에 비유한 칼럼을 게재해 구설수에 올랐고 YTN은 편성시간에 몰려 기자회견 생중계를 돌연 중단해 시청자들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

중앙 “김용철씨 주장 사실무근”
먼저 중앙은 김용철 변호사의 ‘위장 계열 분리’ 발언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중앙은 이와 관련 27일 1면 ‘중앙일보 관련 김용철씨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는 기사를 즉각 게재하고 이를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중앙은 이 기사에서 △계열분리가 이건희 회장의 기부와 홍석현 회장의 주식 매입으로 정당하게 이뤄졌으며 △주차장 수리비는 건물주인 삼성생명 측에 요구한 정당한 손해배상이었다고 밝혔다. 또 X파일 테이프와 관련한 협박은 사실 무근이라고 보도했다.

김 변호사는 26일 기자회견에서 “중앙일보의 위장계열분리는 이건희 회장의 중앙일보 지분을 홍석현 회장 앞으로 명의 신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중앙이 주차장 수리비 등 수시로 돈을 요구했고 X파일 사건 관련 도청 테이프를 10억원에 사라고 협박하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중앙일보 관계자는 이와 관련 “계열분리 건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감독과 승인을 거친 정당한 내용”이라며 “나머지 의혹도 사실 관계를 규명하지 않은 허위사실”이라고 밝혔다.

한겨레, 강도 높은 중앙 비판
그러나 중앙을 바라보는 언론계 안팎의 시선은 비판적이다. 이례적으로 동종업계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도 나오고 있다. 특히 한겨레는 중앙의 위장 계열분리를 주요 기사로 다뤘고 중앙의 보도태도를 정면 비판했다.

한겨레는 27일 3면 ‘“내가 주식 명의신탁 계약서 비밀리에 써줬다”’는 기사에서 “2001년 공정위 조사에선, 삼성생명이 97년 중앙일보가 발행한 기업어음 9백60억원을 저리로 매입해주는 방식으로 부당 내부거래한 사실도 적발됐다”며 “계열 분리 이후에도 삼성이 광고 등 다양한 방법으로 중앙일보를 지원하는 얘기들이 끊임없이 나돌았다”고 보도했다.

또 “중앙일보의 삼성그룹 관련 보도는 다른 언론의 그것과는 뚜렷이 다른 편이었다”며 중앙의 삼성특검 반대, 김용철 변호사 흠집내기, 삼성 대변보도 등을 비판했다.

경향 역시 3면 “주식 명의 신탁 계약… 의결권은 李회장이 행사”라는 기사에서 이 사실을 자세히 보도했다. 특히 김용민 화백은 중앙일보를 ‘삼성일보’로 비유하는 만평으로 중앙을 신랄하게 풍자하기도 했다.

한편 조선은 3면 ‘“비자금 중 6백억원 들여 해외미술품 구입”’이라는 기사에서 “삼성 비자금 조성 과정과 미술품 구입 등은 검찰 수사 단서가 될 만큼 구체적”이라고 보도, 김 변호사측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한경, 사제단 똥파리에 비유
한국경제는 ‘규제 천국, 비자금은 정당방위다’라는 칼럼에서 사제단과 김용철 변호사를 ‘똥파리’ ‘탈레반’ ‘홍위병’으로 묘사, 비판을 받고 있다.

한경은 이날 칼럼에서 “피해갈 수 없게끔 규제의 법망을 거미줄처럼 깔아 놓고 어떤 기업이든 기어이 범법자로 만들어내고야 마는 것이 한국의 악성 반기업 법제”라며 “그러니 한국서 사업하는 것은 감옥의 담벼락 위를 걷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똥파리들이 끊은 것도 필연이다. 미국에서는 종종 사기꾼이라는 말과도 혼용된다는 ‘변호사’가 양심고백이라는 말로 장난을 치고, 때는 이때다며 시민단체가 나서고, 하나님께 자신을 바쳤다는 천주교 사제들까지 앞 다투어 마이크를 잡는 지경”이라고 보도했다.

“정치 프로같이 움직이는 사제단을 보는 것도 역겹다” “다른 사람의 영혼은커녕 진정 자신들의 영혼이나마 돌아보기라도 하는 것인지…” “저잣거리의 질서를 바로 잡을 작정이라면 사제복은 벗는 것이 낫다”는 등 사제단을 향한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경제개혁연대 김상조 교수는 이와 관련 “한경은 이번 보도로 사실상 언론의 기본을 상실했다”며 “아무리 재계를 대변해 왔다지만 정론지로서는 믿기 힘든 칼럼을 게재했다”고 비판했다.

YTN, 기자회견 생중계 중단
기자회견 생중계가 돌연 중단되는 사건도 있었다. 서울신문은 이와 관련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비자금 비리의혹 4번째 기자회견을 보도하던 YTN이 기자회견 생중계를 돌연 중단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서울은 “생중계 중단은 김 변호사가 미리 준비한 기자회견문의 ‘8대 비자금 비리’ 의혹 중 세 번째 의혹인 ‘중앙일보 위장계열분리’ 부분을 읽던 중 발생했다”며 “갑자기 생중계가 끊기더니 중간광고로 이어졌고, 그 중엔 삼성물산 기업PR 광고인 ‘버즈 두바이를 가다’편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YTN 관계자는 “기자회견 분량을 사전에 알지 못해 벌어진 상황”이라며 “생중계를 하다 뉴스편성시간에 걸려 다하지 못하고 12시에 녹화 방송해 내보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도국 내부에서는 방송사 중 유일하게 생중계를 했던 만큼 편성을 깨고서라도 보도했어야 한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YTN 노조 관계자는 “외압이나 광고 때문에 생중계를 중단한 것이 아니라고 밝혀졌지만 뉴스채널답게 편성을 깨고 보도했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