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노조가 경영진의 ‘부실 경영’을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12일 열린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위원장 박승규) 비상총회에서는 수신료 인상안 국회 상정과 함께 ‘경영부실에 대한 사측의 책임 있는 자세’가 주된 이슈로 떠올랐다.
박승규 위원장은 이날 총회에서 “수신료 인상과 경영 적자를 핑계 삼아 조합원을 압박하는 정연주 사장의 행태는 비겁하다”며 “이 같은 행태는 조합원들의 준엄한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KBS본부는 그동안 수신료 인상 문제 때문에 공개적인 사측 비판을 자제해왔으나 회사측이 조합의 일방적 희생을 요구하고 지난달 23일 무단협 상태를 이유로 공정방송위원회 개최가 무산되는 등 한계에 이르렀다는 주장이다.
노사가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평가보상제’가 지난 8월 실시된 것도 불씨가 됐다. 평가보상제는 지난해를 끝으로 중단됐으나 사측이 5월 노조에 협상을 요구하면서 다시 시행됐다. 노조 측은 사측이 센터장·본부장 평가 지표를 도입하고 평가에 사장 배점을 높이는 등 사측의 영향력을 절대적으로 강화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9월 단행된 팀장 인사에서도 노사는 사원들의 상향평가 반영을 놓고 갈등을 보였다.
KBS 본부는 “단협의 각종 쟁점이 수신료 인상안 통과의 결정적 요인이라면 양보할 용의도 있다”면서도 “사측이 그간 협상 과정에서 걸맞는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사 양측은 21일 소위 본회의를 여는 등 협상을 계속하고 있으나 의견차를 쉽게 좁히지 못하고 있다.
KBS 내부에서는 수신료 국면에서 노조가 대외적 행사에 임금·복지 문제와 사측 비판을 강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실제 12일 열린 조합원 총회 전 개최된 KBS PD협회 총회에서는 “수신료 인상 문제 국면에서 경영진을 공격하는 게 부정적으로 비칠 수 있다”며 “총회에서는 수신료 인상 문제에 집중하고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자구노력 등 대안을 제시하는 게 급선무”라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KBS 본부 관계자는 “수신료 인상만을 안건으로 총회를 열면 오히려 논란 소지가 있으며 임단협 상황을 보고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협상 과정에서 계속 경영진을 비판해왔으며 이번 총회의 내용이 특별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