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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KBS 2TV 민영화론 다시 쟁점되나

노태우 정부 때부터 논란 시작
새 정권 출범뒤에도 논쟁일 듯

장우성 기자  2007.11.21 14: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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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후보와 전경련 소속 연구소가 MBC와 KBS 2TV 민영화론을 제기하자 MBC 노조 등 언론단체가 거세게 반발하면서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명박 후보는 1일자 조선일보가 보도한 정책답변서에서 “KBS2를 KBS에서 분리하고 MBC의 단계적 민영화 추진 등을 우리 방송산업 전반의 구조개편과 연계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소속 한국경제연구소(이하 한경연)은 지난달 17일 정부에 낸 ‘규제개혁종합연구보고서’에서 “현재 지상파 방송은 4공영 1민영 체제로 공영방송이 너무 많으며, KBS 2TV와 MBC는 사실상 민영 체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민영화돼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위원장 박성제)와 언론단체들은 반발했다. MBC 노조는 지난달 18일 민영화에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 5일 서울지부 대의원대회에서는 “일체의 민영화 시도에 대해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언론노조(위원장 최상재)도 MBC 본부의 입장을 지지하는 성명을 냈다. 수신료 인상 문제가 시급한 KBS 측에서는 2TV 민영화론에 특별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MBC와 KBS 2TV 민영화 문제는 정권교체기 때마다 거론된 해묵은 논쟁거리다.

1990년 민영방송 허용 방침이 화두가 되면서 두 공영방송사의 민영화론은 본격 제기됐다.

당시 노태우 정부는 새 민간TV 허용을 뼈대로 한 ‘방송제도개편안’을 발표하면서 MBC를 서울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방송으로 개편하고 소유주식 가운데 방송문화진흥회가 갖고 있는 70%의 주식을 민간에 불하, 민영방송으로 전환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MBC 노사는 “사활을 건 투쟁을 벌이겠다”며 맞섰다. “정권의 방송 장악을 통한 장기집권 음모”라는 사회단체들의 비판도 잇달았다. 결국 민영화는 보류됐다.

김영삼 정부 출범 후에도 MBC 민영화론은 떠올랐다. 1994년 7월 한국방송개발원 산하 ‘2000년 방송정책연구위원회’가 만든 방송정책안은 MBC 지방계열사를 독립·민영화시켜 장기적으로 중앙 본사까지도 민영화시킨다는 내용을 담았다. 공보처 산하 선진방송자문위원회도 12월 MBC를 1990년 말까지 단계적으로 완전 민영화한다는 ‘지상파방송발전5개년계획’을 마련했다.

김대중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민영화 문제는 뜨거운 감자였다. 1999년 초 설치된 방송개혁위원회는 “MBC는 현실적 성격에 맞게 아예 민영방송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올해 민영화를 주장한 보고서를 냈던 전경련 산하 한경연은 2002년에도 ‘차기 정부 개혁 과제’로 MBC와 KBS 2TV 민영화를 거론했다. 여기에 더해 한나라당은 같은 해 ‘6·13지방선거 2백대 핵심공약’에 이 방안을 제시했으며 대선 공약에도 포함시켰다. 올해 초엔 한나라당 이재웅 방송통신융합특별위원장이 방송통신기구개편안에 ‘공영방송위원회 설치’를 주장해 논란을 빚었다. 여기에는 ‘방송문화진흥회 폐지 및 MBC의 단계적 민영화’ 방침이 담겨있어 MBC 노조는 “방송장악 음모”라며 비판했다.

MBC와 KBS 2TV 민영화론자들은 이 두 방송이 공영의 형식이나 내용상으로는 민영과 다름없다는 ‘정체성의 모호’를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현재 MBC는 상법상 주식회사이나 공익재단 성격의 방송문화진흥회가 70%, 정수장학회가 30%의 주식을 갖고 있다. 재원은 대부분 광고에 의존한다. 사실상 민영체제인 만큼, 아예 민영화하는 것이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다. KBS 2TV도 MBC나 SBS에 비해 공영성이 높다고 할 수 없으면서도 광고 수입에 기대고 있으니 민영화가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MBC의 편성이나 운영이 과연 공영방송다웠는가도 공격의 소재다.

공영방송 수호론자들은 MBC가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공영 형태의 주식회사’로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독재정권 시절 방송 어용화를 반성하면서 방송문화진흥위원회의 설립으로 권력의 간섭을 최대한 막은 결과가 지금의 MBC 소유구조라는 풀이다. 재원에서는 국민적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소유에서는 권력의 개입을 줄일 수 있는 공영으로 유지되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반박한다. 공영성의 미흡은 오히려 ‘공영성의 강화’로 해결해야지 민영화로 풀 문제가 아니며 이런 비판에는 정치적 노림수가 있다고 주장한다. MBC본부 박성제 위원장은 “한나라당 등 민영화론자들이 말하는 공영성 문제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보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황우석 사건 등에서 보듯 MBC의 보도·교양 프로그램은 상대적으로 건강했다. 수익성 우선의 프로그램 편성은 내부에서 계속 문제제기해왔기 때문에 앞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민정당, 신한국당 시절부터 MBC와 KBS 2TV 민영화를 주장해온 만큼 이번 대선 정책으로도 채택할 가능성이 크다. MBC노조는 공영방송특위를 설치해 공약 확정을 저지하고 인수위 과정에서도 관련 논의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최근 TV수신료 인상, 중간광고 및 MMS 도입 논란과 맞물린 ‘지상파 무료방송의 보편적 서비스 강화’론과도 충돌할 여지가 높아 새 정권이 출범한 후에도 당분간 논쟁이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