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협회 언론노조 PD연합회 민언련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5개 언론관련 단체장들이 “BBK 주가조작 사건과 삼성 비자금 의혹을 엄정하게 보도해야 한다”며 “이제 언론이 나서 두 의혹을 밝혀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언론의 자본권력 예속과 정략적 보도를 개탄했다. 또 두 사건 모두 언론의 신뢰와 관련된 사안임에도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 김영호 대표는 “삼성 비자금 보도를 통해 언론이 자본권력 통제 하에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린 꼴이 됐다”며 “그런데도 부끄러워 할 줄 모르고 오히려 사건을 축소하거나 은폐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또 BBK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 “일부 보수 신문들이 진실을 외면하고 있다”며 “정파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대통령을 만들 수 있다고 해도 결국엔 언론계의 위기를 가져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도 “BBK, 삼성 비자금과 관련한 언론 보도가 정파와 이해관계에 따라 크게 달라지고 있다”며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이를 회피·축소하려 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언론이 한국사회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정아사건, 국세청장 뇌물사건 등에 대한 공격적인 언론보도와 현재 보도 태도가 확연히 다르다는 분석이다.
민언련 김서중 대표는 “이제까지 언론들은 의혹만 있어도 문제제기를 했고 검찰에 강력한 수사 촉구를 했던 관례가 있었다”며 “삼성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서는 유독 방어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BBK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 “대선 후보의 투명성과 관련된 문제인 만큼 명명백백히 밝혀햐 한다”며 “사실이 아니라면 깨끗하게 씻고 가고 사실이라면 이명박 후보가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기자협회 정일용 회장 역시 “이 두 사건을 어떻게 보도하느냐가 결국 언론의 신뢰와 직결되는 문제”라며 “언론이 신정아 사건 때처럼 적극적으로 보도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삼성 비자금 의혹이 김경준씨의 검찰소환으로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실제로 20일 중앙 동아 등은 BBK 문제를 크게 보도한 반면 “삼성이 추석선물로 현금 5백만원을 줬다”는 이용철 변호사의 폭로를 비중 있게 보도하지 않았다.
PD연합회 양승동 회장은 이와 관련 “BBK 문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삼성 문제가 가려질 가능성이 있다”며 “언론사들의 힘든 사정은 알지만 이 두 사안을 모두 부각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