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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反 이회창, 親 이명박 노골화

대선미디어연대  2007.11.14 11:3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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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미디어연대 모니터본부 신문팀 11.5(월) ~ 11.10(토) 주간모니터 보고서

▶ ‘昌 쓰나미’로 어지럽혀진 대선 정국, 그리고 언론
조·중·동, 反 이회창, 親 이명박 노골화


이른바 ‘이회창 쓰나미’다. 10월부터 대선 정국을 들썩이게 한 ‘창풍’이 이달 들어 강력한 힘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그 위력은 대단하다. 지지율 50%대의 고공행진을 계속하던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주춤했고, 이-정 두 후보가 점령했던 신문 지면을 온통 자신의 이름으로 뒤덮었다. 이회창 무소속 후보의 출마는 보수 세력의 스펙트럼을 재확인시키는가 하면, 정당정치가 실종된 대한민국 정치의 사정을 여실히 보여주는 등 전 사회에 큼직한 화두들을 던졌다.

대선미디어연대가 11월 5일~10일 조선, 중앙, 동아, 한겨레, 경향 등 5개 일간지를 대상으로 대선 관련 보도를 모니터해 분석한 결과, 이회창 후보의 출마를 계기로 이른바 ‘보수 족벌 신문’으로 분류되던 조선·중앙·동아 등 대형 일간지들은 ‘커밍아웃’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昌의 출마설이 돌던 때부터 가장 우려를 표했던 곳도 조·중·동이었고, 출마 선언 직후 ‘한나라당의 시점’에서 昌을 비난한 것도 조·중·동이었다. 조·중·동이 왜 ‘한나라당의 기관지’로 불렸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이회창 후보의 출마가 가능할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 정치의 현실, 정책 없이 인물들만 넘실대는 대선의 치부를 구조적인 문제에서 찾았다. 정당정치의 실종이 바로 그 원인이었다. 그래서 정책이 부재했고, 검증이 없었고, 한나라당을 창당한 이회창 후보가 그 당을 떠나면서 후보 등록을 불과 20여일 앞두고 대선 출마를 선언, 지지율 20%대를 한 번에 획득할 수 있었던 것이다.

▶ 조·중·동, “추잡한 짓·노병·과대망상증…” 昌 비난·호통으로 도배
2002년 보도태도와는 천양지차(天壤之差)
동아, ‘병풍’ 이명박 BBK에는 ‘무죄’ 암시 활용,
이회창에는 ‘책임’묻는 기회주의 태도


지난 주, 이회창 무소속 후보의 출마설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면서, 조선․중앙․동아는 이 후보의 ‘정신적 문제’까지 거론하는 등 매우 감정적으로 대응했다.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반면 지난주 한겨레와 경향은 한국 정당정치의 문제와 신뢰의 문제 등 사회 정치 측면의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를 거시적으로 진단했다.

이러한 경향과 차이는 이회창 후보의 출마가 발표된 이번 주에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비판이 아닌 비난, 지적이 아닌 비아냥거림이 대다수였다.

조선과 중앙, 동아에서 11월 5일-10일까지 의견기사를 통해 이회창 후보에 대한 비난을 퍼부은 사례는 다음과 같다. 거의 매일 1건 이상 씩 사설과 칼럼을 동원하여 이회창 후보에 대한 원색적이고 감정적인 비난을 이어가고 있었다.

아래의 <표1>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조선과 중앙, 동아는 이회창 후보의 출마에 대한 비난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이회창 후보 개인을 ‘정식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자’, ‘파렴치한’ 내지는 ‘대통령 병에 걸린 자’, ‘기회주의’, ‘노욕’, ‘노병’ 등 욕설 수준에 가까운 비난을 퍼 붓는다.

이회창 후보가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직후, 조․중․동에서는 더욱 비난을 가속화한다. ‘쿠데타’, ‘욕심과 독선’ 등 여전히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고, 더 나아가 이회창 후보의 주변에 모여드는 구태 정치인들의 면모까지 진단하며 그 대상을 확장한다. 구태 정치인으로 따지자면 아직도 한나라당에 상당수가 존재함에도 말이다.
심지어 동아는 이명박 후보의 BBK 사건과 비교하며 무죄임을 강조했던 ‘병풍’ 사건까지 끄집어내서 이회창 후보를 공격하는데 활용한다. 자신의 입맛대로 소재를 활용하는 동아의 기회주의적 행태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물론 이회창 후보의 출마를 긍정적으로 볼 수 없다. 당원 소속으로 경선을 무시했다는 측면에서 절차적 민주주의를 부정한 행위이며, “정계 은퇴”를 밥 먹듯 번복하는 등 국민과의 약속을 어긴 신뢰를 저버린 행동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선·중앙·동아는 이러한 근본적이고 거시적인 진단 없이 오롯이 출마를 저지하기 위해 혈안이 돼있는 것처럼, 昌 개인에 초점을 맞추어 성명서에 가까운 비난을 퍼부어댔다.



   
  ▲ [표1]조선, 중앙, 동아의 이회창 후보에 대한 원색적 비난 사례  

격세지감(隔世之感)이라고 해야 하나? 2002년 대선 당시 조선과 중앙, 동아의 이회창 후보에 대한 편향적인 기사를 떠올려 보면, 변해도 참 많이 변했다. 대표적으로 2002년 병역비리 의혹이 터져 나왔을 때, 이들 보수 신문은 노골적으로 이회창 후보를 보호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당시 조선, 중앙, 동아는 모든 병역비리 의혹에 대해서 가능한 한나라당과 이회창 후보에 유리한 답안을 함께 제시할 뿐 아니라 ‘한나라당의 파수견’으로 착각할 수 있을 만큼, 한나라당과 이회창 후보의 발언을 그대로 보도했다.

2002년 8월 10일 조선 7면
김대중 칼럼) ‘거짓말 정치인’ 매장하자
우리나라 정치인의 고질병은 거짓말이다....아주 근자에 민주당 설훈 의원이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정치스캔들과 관련해 20만달러 수수설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증거 테이프’가 있다고 공언했다...이번 역시 테이프가 주인공이고 공격의 대상도 같다. 다만 문제의 발설자가 “집권측과 연관이 있다”는 전과자이고 여당의 대표가 총후원자로 바뀌어 있을 뿐이다...

2002년 8월 13일 중앙 2면
사설) 헷갈리는 ‘김대업 녹취록

…김씨가 제출한 녹취록은 우선 내용도 내용이지만 녹음과정, 형식에서부터 의문투성이다. 녹취일시가 1999년 3~4월께로 분명치 않은 데다 김씨가 어떻게 이같은 내용을 몰래 녹음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녹음 테이프가 원본은 따로 있고 사본을 다시 복사한 뒤 녹취한 것이라는 점도 문제다. 도대체 왜 원본을 있는 그대로 제출하지 않는지 이해가 안된다.

2002년 8월 10일 동아 6면
오피니언 동아광장) 병풍에 날아간 정치

…민주당이 병역 시비에 집착하는 이유는 이 후보에게는 병역문제 외에 딱히 공격할 약점이없으며 그것만이 정권의 추악한 비리와 당내 사나운 패싸움에서 국민의 눈을 떼게하는 수단이라고 판단한 경우…이 정권이 어떤 정권인데, 야당에 약점이 있다면 왜 5년을 곱게 놓아두었을까. 그리고 왜 하필 지금 이 문제를 꺼내 들었을까. 이번에 검찰이 어물어물 넘기면 이 식상하고 영양가 없는 메뉴는 틀림없이 12월 결승전 때까지 계속 머리를 디밀고 나와 나라를 소란케 할 것이다

어디 이뿐이던가? 조선일보는 2002년 11월28-29일 양일간에 걸쳐 기획시리즈 <이회창·노무현, 이것이 다르다>를 통해 이회창 후보에 대한 노골적인 찬양을 한 바 있다. 당시 분석결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표2]2002년 11월 28-29일 조선 (이회창 노무현, 이것이 다르다)의 보도태도 양적 분석 - 분석단위: 문장(sentence)  

위 표에서 나타나는 바와 같이, ‘사실을 진술하는’ 기술에 있어서도 논조의 차이를 보인다. 기술이란 사건에 대한 사실을 필자가 가감 없이 진술하는 것이다. 그러나 같은 기술이라고 하더라도 단어의 선택으로 인하여, 독자들에게 주는 이미지는 매우 달라진다. 예를 들어 이후보의 경우, “재학 중 고시 사법과 8회에 합격”이라고 기술함으로써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킨다. 반면에 노후보의 경우, “도전 9년만에 사법고시에 합격”이라고 기술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면을 부각시킨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이후보를 긍정적으로 기술하고 있는 문장이 4건이었고, 노후보를 긍정적으로 기술하는 문장은 아예 한 건도 없다. 반면에 부정적으로 기술한 문장을 보면 노후보 경우 4건이 있었지만, 이후보 경우는 한 문장도 없었다. 따라서, ‘사실을 진술’하는 기술에 있어서 조선일보는 이 후보를 일방적으로 편들고 있는 것이다

두 후보를 평가하는 문장에 있어서도,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평가의 문장에는 필자의 주관적 견해가 개입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런지 더욱 노골적으로 이후보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킨다. 반면에, 노후보와 관련된 문장은 부정적인 이미지만 가득하다. 예를 들어 이후보 경우, “평생 엘리트” “소수의견자” 등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반면에, 노후보 경우는 “돈되는” “운동권적 대미관” 등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이처럼 긍정적인 평가를 한 문장은 이후보 경우 총 12건이고, 노무현 후보 경우는 아예 한 건도 없다. 반면에 부정적 평가는 노무현 후보가 9건이고, 이회창 후보는 없다. 따라서, 기술에서보다도 더 노골적으로 이후보의 편들기에 나서고 있다.

아래의 내용이 편파적 보도태도의 대표적 사례들이다.



   
  ▲ [표3]2002년 11월 28-29일 조선 (이회창 노무현, 이것이 다르다)의 편파적 보도 사례  

2002년의 이회창 후보와 현재의 이회창 후보의 상황과 입장이 달라진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2002년 당시 조·중·동이 이회창 후보의 당선을 위해 얼마나 편파적인 보도를 했었는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면을 싹 바꾸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 붓는 조․중․동을 보면 정말 웃기지도 않는다.

게다가 이회창 후보는 자신의 대통령 선거 출마를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내용의 기사, 논평, 사설 등을 게재한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 조치하기로 했단다. 2002년 대선 승리를 위해 동지가 되었던 이들의 관계가 일순간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 기가 찰 노릇이다.

▶ 한나라당의 기관지 자처한 조·중·동
이명박-박근혜 화합이 살길, 훈수두기로 전환


한편, 이회창 후보가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가진 다음날인 8일부터 조선과 중앙, 동아의 논조는 다소 변화된 모습을 보인다. 이회창 후보의 출마에 체념한 듯, 9일부터는 본격적으로 향후 한나라당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훈수를 두는 태도를 보인다. 아래의 <표4>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마치 ‘한나라당의 기관지’를 자처한 듯 이명박 후보의 사태 수습을 촉구하는가 하면, 박근혜 후보의 이명박 후보 지원을 요구한다.



   
  ▲ [표4]한나라당에 대한 조중동의 훈수두기 기사 사례  

한나라당에 해가 되는 이회창 후보에 대한 파상공세에 이어, 향후 한나라당의 나아갈 길 까지 친절하게 제시하는 조·중·동의 모습은 객관성이라는 저널리즘의 원칙을 철저히 무시하고도 전혀 부끄러움이 없는 모습이다. 2007년 대선 보도에서 나타난 가장 부끄러운 언론의 모습으로 역사에 기억될 것이다.

▶ 한겨레·경향, 대한민국 정당 정치의 구조적 문제 짚어내
昌 이념·한국보수 진단, 다양한 해석 돋보여


이런 진흙탕 보도들 가운데 한겨레와 경향신문만이 꾸준하게 한국 정당정치의 문제점을 심도 있게 분석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들 신문은 대선이 이토록 진흙탕 싸움이 된 원인을 정당 정치의 부재에서 찾았다. 한겨레와 경향은 개인이 아닌 당 중심의 대선 논의와 문제 해결을 주문하고, 정치윤리와 민주적 절차의 무시, 정당정치의 위기를 진단했다. 감정적인 조·중·동에 비해 근본적이고 핵심적인 원인을 진단하여 비판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다음은 분석기간 동안 한겨레와 경향의 의견기사 이다. 



   
  ▲ [표5]11월 5-10일 한겨레와 경향의 의견기사  

한겨레와 경향은 지난주와 유사하게 이회창 후보의 출마를 당 차원의 문제, 정당정치의 문제, 민주주의의 퇴행, 정치윤리 실종 등에 맞추어 비판한다.

11월 6일 한겨레 35면
[사설]이회창씨 출마는 경선 불복과 같다.

…이 후보에게 문제가 있다면 당 차원에서 다루는 게 원칙이다. 이 전 총재도 한나라당을 창당한 원로로서 당의 공식 기구나 절차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면 된다. 대북정책 노선이 한나라당의 이념적 지표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당내에서 노선 투쟁을 벌여야 할 것이고, 이 후보의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면 당이 이를 공식 논의하고 검증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
지지율 격차가 뻔히 드러난 마당에 ‘좌파에 질 수 있다’는 이유를 들이대는 것이나, 별반 다를 것 없는 대북정책의 차이를 내세우는 것도 어색하다. 이 전 총재가 출마를 강행한다면 정당정치, 나아가 한국 민주주의의 퇴행을 불러온 주역이란 오명을 역사에 남길 것이다.


11월 6일 경향 31면
[시론]昌 출마와 정치윤리 실종

…그러나 이전총재의 대선 출마와 관련하여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이번 대선 과정에서 정치에서 지켜져야 할 최소한의 정치윤리마저 실종되어버렸다는 점이다. 이전총재는 한나라당에 의해 과거 두 번이나 대선에 도전할 기회를 부여받았다. … 범여권의 대통합민주신당의 결성 과정, 그리고 그 경선 도중에 발생한 경선 규칙의 변경, 대선을 앞두고 갑자기 결성되는 정당 등을 보며, 과연 우리 정치에 민주적 절차가 있기는 있는 것인지 의아해하지 않을 수 없다.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 역시 민주적 절차를 극단적으로 훼손하는 것이다. 한나라당을 대표하는 정당인이었던 그가 공식적으로 선출된 한나라당 후보와는 별도로 정당한 이유 없이 대선 출마를 강행하는 상황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뿐만 아니라 그는 대선 출마를 위해서는 소속 정당도 가차없이 바꿀 것 같다.
정치 경쟁에 있어 민주적 절차는 가장 기본적인 규범이다. 서로가 민주적 절차에 따라 정치 경쟁을 함으로써 정치는 그 품위와 정당성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지켜지지 않을 때 정치는 말 그대로 천박한 난장판이 되며, 이번 대선 과정은 그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유감스러운 것은 난장판을 만드는 정치인뿐만이 아니다. 민주적 절차를 어긴 정치인을 지지하고 있는 유권자도 딱하기는 마찬가지다.
결국 이번 대선 과정이 보여주고 있는 것은 우리 정당정치의 위기이다. 정당이 대선 후보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대선 주자가 정당을 만들어낸다. 그러다 보니 정당 개편은 너무나 손쉽게 자행되고, 대선주자들 역시 정당을 존중하지 않는다. 자신을 대선주자로 만들어 준 정당마저 부정하고 대선 출마를 하는 마당에 정당은 아무때나 이용하고 버릴 수 있는 사적 탐욕의 수단일 뿐이다. 이번 2007년 대선에서 민주적 절차의 정치윤리는 완전히 실종되었다. 우리의 정당정치는 급속히 후퇴하고 있다. 진정한 정당정치를 보고 싶다.

또한 이회창 후보의 이념에 대해 진단하고, 한국사회의 보수를 진단하며 비판의 영역을 분석의 영역으로 이전해 나간다. 한편, 이회창 후보의 출마를 계기로 진보진영의 반성과 성찰을 촉구하는 등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시종일관 비난으로 도배된 조․중․동에 비해 다양하고 발전적인 내용으로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11월 7일 한겨레 31면
[권태선칼럼] 수구꼴통이 지배하는 나라?

그렇지만 두 차례 대선에서 석패한 유력 정치인이 스스로를 극우로 자리매김하고 극한적 이념대립을 조장하는 행태는 그저 넘길 일이 아니다. 이회창씨는 출마 움직임을 가시화한 첫 대중집회에서 “수구꼴통으로 몰릴까 두려워해선 안 된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가 “이 몸을 던져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나왔다”는 ‘대한민국 사수 국민대회’는 극우단체들이 조직했다.
물론 그가 극우에 기대는 것은 고도의 정치적 계산일 수 있다. 대북 문제에 비교적 유연한 자세를 보이며 중도보수를 자처하는 이명박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려면 보수성향 유권자를 자극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아무리 이념대결을 조장하고 싶더라도 제대로 알고서 해야 하지 않을까.

11월 9일 한겨레 34면
[세상읽기] 왼쪽보다 늦된 오른쪽의 ‘분가’

…이회창씨의 출마가 의도하지 않게 우리에게 준 선물은 정치이념을 현실정치의 상대적 위치뿐만 아니라 각 이념의 핵심적 특징으로도 인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 데 있다. 현재 한국의 오른쪽은 왼쪽보다 적어도 십년쯤 늦게 이념의 핵심적 특징을 분명히 드러내는 방향으로 분화되고 있다. 데이비드 브룩스가 말하는 세 덩어리 보수주의와 비슷한 형태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국가, 질서, 반공, 법치, 온정주의를 강조하는 ‘성향적 보수주의’ 세력이 이회창씨와 함께 이번에 맨 오른쪽으로 분가해 나갔다. 그 옆에 이명박 후보가 대변하는 ‘자유시장 보수주의’와 뉴라이트로 상징되는 확신형의 ‘교의적 보수주의’가 한나라당의 지붕 아래에서 아직까지는 동거하고 있다. 여기서 한국 보수주의의 특징이 몇 가지 드러난다.

11월 7일 경향 31면
[사설]‘보수 바람’의 대선구도와 진보진영

…한국의 정치문화와 유권자들의 쏠림 현상을 놓고 이런저런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근본 원인은 역시 범여권과 진보세력 스스로에게서 찾을 수밖에 없다. 노정권과 참여정부로부터 물려받은 ‘업보’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회피하는 것이다. 진보 진영 후보들은 입만 열면 보수진영을 ‘수구·부패세력’이라 비난했지만 ‘정권교체’를 통해 희망을 찾으려는 유권자들의 마음은 돌리지 못했다. 양극화에 절망하는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만한 구체적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걱정되는 것은 이번 대선의 향방이 국가의 장래를 둘러싼 정책적 대결과 경쟁이 아니라, 보수진영 내부의 권력다툼에 의해 결정되는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다. 범여권·진보진영의 뼈아픈 자기 성찰과 분발을 촉구한다.

11월 9일 경향 31면
[사설]이명박·이회창, ‘보수’의 보편적 가치 놓고 싸우라

원래 진정한 의미의 보수 또는 보수주의란 국가·민족 공동체에 대한 충성심·용기·헌신·희생, 자기 자신과 주변에 대한 엄격함과 염결성(廉潔性) 등의 미덕을 기본요소로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보수는 포장만 보수일 뿐 실제로는 ‘보신주의(保身主義)’나 ‘기회주의’의 은신처라는 등의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명박·이회창 두 사람만 놓고 보더라도 ‘도곡동·BBK’라는 ‘경제부패 의혹’이나 ‘차떼기’라는 ‘정치부패’ 등으로 인해 보수 본연의 가치에 충실했다고는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 보수세력의 진정한 대표자가 되기를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공동체에 대한 헌신과 열정, 세상에 대한 따뜻함과 넉넉함 등 보수의 보편적 가치를 놓고 경쟁하기 바란다. 대한민국 보수도 이제는 수준을 높일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