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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도 제한' 방송법 시행령 비판 거세

다채널 시대 역행하는 결정…저널리즘 독립성 악영향 우려

장우성 기자  2007.10.31 12:5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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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부동산 등 전문편성 방송채널사업자(PP)의 뉴스보도를 금지하고 한국정책방송KTV(한국정책방송원), 국회방송(국회사무처), OUN(한국방송통신대학교), 아리랑TV(국제방송교류재단)에게만 예외를 허용하겠다고 고시한 방송위원회의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방송위원회는 22일 PP 가운데 KTV, 국회방송, OUN, 아리랑TV를 보도 프로그램을 내보낼 수 있는 채널로 선정했다. 이들 채널은 전체 방송시간의 20% 이내에서 보도 프로그램을 내보낼 수 있다. 방송위는 다음달 중으로 ‘보도 프로그램 판정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 결정에 따라 교통방송, CBS, EBS 등은 보도 프로그램을 방송할 수 없게 된다. 현재 뉴스전문보도채널로 허가된 곳은 YTN과 MBN 뿐이다.

CBS는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방송위의 이 같은 결정은 현대 정보사회에서 여론의 다양성을 저해하는 정책으로, 궁극적으로는 국민의 언론자유를 크게 위축시킬 우려를 안고 있다”며 “방송위 고시안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다채널방송시장에서는 기존 보도채널과 국공영성 채널만 언론기능을 보유하게 되어 여론형성과 언론기능의 집중을 심화시킬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한국경제TV 노동조합과 기자협회도 24일 성명을 내고 “한국경제TV는 지난 8년간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한국 주식시장에서 1천만 투자자들에게 투자의 나침반과 등대역할을 자부한다”며 “정보싸움에서 가장 취약한 개인투자자들은 기업과 정부기관, 관공서에서 주는 자료를 여과없이 확인 절차 없이 그대로 받아들여 투자하라는 것인가. 주식이라는 특수성을 알고 하는 소린지 의문이 든다”고 주장했다.

CBS와 한국경제TV는 이번 시행령 개정 이전부터 벌여온 사업을 새로운 법 시행으로 일방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행정법상의 신뢰 보호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언론계와 학계에서도 이번 개정안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뉴스보도와 편성에 대한 규제는 선진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으며 극히 한국적인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관급 성격이 짙은 언론기관에 보도가 가능하게 해준다면 이는 특혜로 비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건국대 황용석 교수(신문방송학과)는 “저널리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독립성”이라며 “정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홍보선전 기관에 뉴스기능을 허용해주는 것은 이런 가치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의 배경인 전문 채널의 무분별한 언론 기능 확대와 보도채널의 난립에 따른 공정성 시비 우려는 일면 타당하지만, 해법이 잘못됐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숙명여대 강형철(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수백개의 채널이 가능한 매체 환경의 급변 시대에 보도기능을 제한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회의적”이라며 “뉴스품질 저하 우려에 대해서는 다른 구조의 사회적 합의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8월 방송법 시행령을 개정·공표해 일반 채널의 보도 프로그램을 금지한 바 있다. 방송위는 다음달 12일까지 의견수렴을 거쳐 예외채널 고시를 확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