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도 내가 뉴스를 진행하던 그때, 스튜디오 한쪽에 잉크를 풀어놓은 수돗물을 찰랑대던 여의도 일대의 모형이 있었던 것을 기억한다. 당연히 거기엔 63빌딩이 있었고 파란 잉크 물은 그 빌딩의 허리께까지 차올라서 넘실대고 있었다. (중략) 우리는 63빌딩의 중간까지 물이 찬다는 건 좀 너무하지 않느냐, 2층 정도까지로 줄이자 어쩌자 하면서 제멋대로들 기준을 정하다가 누군가 ‘겁을 주려면 확실하게 줘야지’ 하는 말에 훅훅 거리며 웃기까지 하였다. 그 광란의 시기에 과학적 사고는 오히려 장애물이었다.” (손석희 아나운서의 증언)
전두환 정권이 1986년 ‘평화의 댐’ 건립과 관련 안기부를 동원해 대언론홍보를 해왔다는 사실이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이하 국정원 과거사위) 조사결과 24일 드러났다.
국정원 과거사위는 또 당시 동아일보 이채주 편집국장의 말을 인용 “모든 구상과 계획과 발표는 장세동씨의 안기부가 직접 주도했다”고 밝혔다.
국정원 과거사위에 따르면 안기부는 규탄행사 및 대언론 홍보를 위해 안기부 OOO국장을 실무위원회 위원장으로, 부처별 임무 부여 및 통제를 위해 안기부 OO국 OOO단장을 실무대책반장으로 임명, 독립 부처를 만들기도 했다.
언론홍보 주력 기관인 실무위원회는 행사대책 소위에 11개 부처 관계국장을, 홍보대책소위에 3개 부처 관계국장을 두고 운용했다.
특히 실무위는 1986년 10월29일부터 11월30일까지 총 28회에 걸쳐 ‘북한 금강산댐 규탄행사 및 홍보추진 사항’이라는 제목의 일일보고를 통해 언론 홍보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의 별첨에는 언론사의 취재 내용이 기재돼 있으며 최종보고인 제 24보에서는 TV 신문 등의 홍보 실적도 담겨있다.
또 안기부는 ‘평화의 댐’ 건설을 위한 성금 모금의 주관을 신문협회와 방송협회로 하는 등 효과적인 성금모금을 위해 언론기관을 활용한 홍보대책도 세웠다. 이런 방식으로 1년간 400억원을 목표로 진행된 모금은 660억원에 달했다.
국정원 과거사위는 “전두환 정권 말기에 있었던 ‘금강산댐 사건’은 왜곡된 여론의 산물이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