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 일정이 점점 다가오면서 여론조사보도준칙의 제정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해가 거듭될수록 여론조사가 활성화되고 당락을 결정할 만큼 중요한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어 좀더 공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본보는 여론조사보도에서 지켜야 할 원칙과 현황과 과제 등으로 나눠 ‘선거여론조사보도준칙 만들자’를 연재한다.
“1천명 조사에 응답자 1백20명.” 최근 일부 여론조사의 응답률이다. 이는 여론조사보도의 기본에서 크게 벗어났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론조사보도에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첫 번째 철칙으로 관련정보의 공개를 든다. 미국의 여론조사협의회는 1969년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할 때 조사의 주체, 조사방법 조사대상, 표본의 크기, 표본오차, 무응답률, 조사기간, 조사에 이용된 설문과 답변 문항을 공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 8가지는 절대적으로 공개돼야 하는 관련정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국내 언론은 표본의 크기, 조사기관과 대상, 표본오차 등은 최근 충실히 밝히고 있으나 설문과 답변 문항, 무응답률은 대부분 공개하고 있지 않다. 다른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할 때는 기본적인 관련정보도 밝히지 않고 있다.
데이터를 무리하게 해석하는 보도도 적지않다. 일례로 전국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하면서 다시 권역별로 나눠 지지율을 조사하는 것은 오류가 발생하기 쉬우며 신뢰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지지율이나 호감도 조사보다는 정책이나 이슈를 쟁점화 시킬 수 있는 여론조사 보도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하대 박정의 교수(언론정보학과)는 정책 여론조사를 할 경우 “문항을 만들 때 기자들이 자체 논의보다는 일반 국민을 철저히 사전 취재해 대중으로부터 이슈를 만들어내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언론사들이 여론조사기관에 일방적으로 맡겨놓고 실질적인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하지 않는 것도 시정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표본이 제대로 추출되고 있는지를 관심을 갖고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지율로 이분법적으로 승자와 패자를 나누는 경마식 여론조사 보도도 정책 선거를 방해하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지역별로 지지 후보를 나눠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것도 지양해야 할 보도행태 중 하나다. 한 중앙 신문사의 여론조사 담당 기자는 “지지율 등의 변화 추이를 보도할 때 동일한 여론조사기관에서 정기적으로 조사하는 것이 중요하며 일부에서는 무응답률을 낮추기 위한 2차 질문을 던지는 등 편법을 쓰기도 하는데 이는 절대 피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여론조사 전문 기자들이 워크숍 등에서 여론조사 보도의 가이드라인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것도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박정의 교수는 “여론조사보도준칙에 8가지 관련 정보의 공개는 필수적으로 포함시켜야 한다”면서 “그밖에 제반 사항은 원칙적이고 추상적인 부분이 많아 전문기자들의 구체적인 협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