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전 11시께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 1층 합동브리핑센터 기사송고실. 1백75석 규모의 널따란 송고실이 무색할 정도로 기자들은 대여섯 명에 불과했다. 정부 매체인 한국정책방송(KTV)을 빼고는 한겨레 기자들이 유일했다.
전날까지 각 부처 기자실에 머무르며 기사를 썼던 한겨레 기자들은 이날부터 합동브리핑센터에 짐을 풀었다. 한겨레 한 기자는 “동료기자들이 농담조로 배신자라고 한다”며 웃었다.
기자실 이전을 놓고 정부와 언론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겨레가 대다수 신문과 다른 행보를 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한겨레는 이 선택을 ‘스따’(스스로 따돌림)라고 표현했다.
대부분 언론이 언론탄압을 얘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겨레는 왜 이런 선택을 한 것일까. 한겨레는 오태규 수석 부국장의 지난 15일자 30면 ‘한겨레는 왜 ’스따’가 됐나’라는 칼럼에서 “국민의 관점에서 ‘작은 불만’을 접고 국민의 알권리라는 ‘대의’를 선택했다”며 브리핑 참석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달 28일 정치·경제·사회·민족국제·문화 등 각 부문 편집장, 노동조합, 기자협회 지회, 미디어 담당 기자 등이 1시간여 토론을 벌여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에 문제가 있지만 국민의 알권리가 우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한겨레는 이후 대다수 언론이 ‘맨바닥에 내쫓긴 기자들’ ‘언론자유 조종 울린 날’ 등 제목을 달며 언론자유 탄압을 강조한 것과 차별화된 보도를 연이어 냈다. 12일 ‘기자들 반발 공동모색…시민들은 냉담’, 13일 ‘명분 확보·행동통일 쉽지 않을듯’, 15일 ‘명분 약하지만 정서적 반감’ 등을 통해 기자실 통폐합의 본질을 날카롭게 분석했다.
한겨레 김종구 편집국장은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에 대해 1백% 찬성하지 않지만 대면접촉 제한 등 독소조항이 해소된 마당에 브리핑을 거부하며 기자실에 버티는 것은 올바른 길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