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후 기자 2007.10.12 11:36:44
정부가 11일 밤 정부 청사 기사송고실 출입문을 봉쇄했다.
이날 아침 인터넷선을 모두 차단한데 이은 후속조치로 이로써 정부 부처 기사송고실은 사실상 강제 폐쇄됐다. 출입기자들은 합동브리핑 이용을 거부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정홍보처는 11일 밤 세종로 정부 중앙청사 본과 5층과 10층, 별관 2층 기사송고실의 출입문을 봉쇄했다. 과천청사 건설교통부와 정보통신부, 해양수산부 등 독립청사에 있는 기사송고실 출입문도 일제히 잠겼다. 대신 새로운 합동브리핑센터의 기사송고실을 이용해 줄 것을 당부하는 내용의 안내문을 게시했다.
홍보처 관계자는 “당초 기자들에게 공지한대로 기사송고실을 봉쇄했다”면서 “기자들이 짐을 옮긴다고 하면 문을 열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휴게실에 모여 상황 주시=12일 아침 각 부처로 출근한 기자들은 기자실에 들어가지 못하게 되자 휴게실 등에 삼삼오오 모여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정부의 기자실 출입문 봉쇄 조치를 비난하면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외교부 한 출입기자는 “기존 부처별 기자실을 통폐합해 한곳에 모아둔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면서 “복도에서 기사를 쓰는 한이 있더라도 합동브리핑센터에는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들 반발은 세종로 정부 청사 뿐만아니라 과천청사까지 확대되고 있다. 재경부, 산자부, 농림부, 공정위 등 정부 과천청사의 경제부처 출입기자들은 11일 공동성명을 냈다. 복지부, 공정거래위 출입기자단도 브리핑 거부를 선언했다.
대부분 기자들이 기자실 강제 폐쇄에 대해 드세게 반발하고 있어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을 둘러싼 정부와 언론 간 대립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반발 기류 지속 의문=하지만 기자들의 반발 기류가 장기화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기사를 생산해야 하는 기자들 입장에서 안정적으로 기사를 쓸 곳이 없다는 것은 낭패가 아닐 수 없다. “당장은 아니어도 언젠가는 들어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홍보처 관계자의 발언도 이를 염두에 둔 것이다.
브리핑 등 취재거부도 한시적으로 취할 수 있는 방법에 불과하다. 기자실 이전 거부 명분이 약하다는 일부 기자들의 의견도 적지 않다. 특히 시민들의 냉대와 무관심은 기자들의 강경 행보를 제약시키는 요인이다.
정부중앙부처 출입 한 기자는 “취재자유를 제한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총리훈령의 독소조항이 삭제된 상황에서 기자들이 합동브리핑센터 이전을 거부할 명분이 약해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재 외교통상부 청사 1층에 마련된 새 합동브리핑센터에는 한겨레와 국정홍보방송매체인 KTV 기자들만 출입하고 있다.
한겨레는 지난 10일자 2면 ‘한겨레는 브리핑 참여하기로’라는 기사에서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에는 원칙적으로 반대하지만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합동브리핑센터에서 진행되는 정부 브리핑에 참여하고 기존의 기사송고실에서 철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언론노조는 12일 성명을 통해 “정부는 자물통을 철거하고 진정한 의미에서 취재지원을 강화해야한다”며 “일방적인 기자실 폐쇄는 명백한 잘못”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