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언론교류는 2000년 6·15 공동선언 이후 본격화됐다. 언론사별로 단편적으로 진행되던 교류는 2000년 6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역사적 상봉을 계기로 꽃을 활짝 피웠다. 그해 8월 김정일 위원장의 초청으로 방북한 남측 언론사 사장단은 남북 언론기관들의 접촉과 왕래 교류 활성화 등을 담은 ‘남북언론기관 공동합의문’을 채택했다. 그 후속조치로 남측에서는 기자협회, 신문협회, 방송협회, 신문방송 편집인협회 등 4개 단체가 남북언론교류협력위원회를 구성했다.
남북교류협력위원회는 그러나 이렇다 할 활동을 하지 못했다. 이후 기자협회가 조선기자동맹을 상대로 기사교류와 인적교류, 공동행사 추진 등을 제의했으나 북측은 “검토해 보겠다”는 반응만 보였다. 6·15 공동선언 이후 장관급 회담을 비롯한 당국 간 회담과 6·15, 8·15 기념행사 등 민간 차원의 공동행사가 활성화된 것과 대조적으로 언론교류는 방송사의 방북취재 이외에 사실상 ‘올스톱’됐다.
그러다 2005년 4월을 기점으로 남북 언론교류는 재개됐다. 6·15 북측위원회가 언론분과위를 구성한데 호응해 남측은 6월 기자협회, 언론노조, PD연합회, 인터넷기자협회, 한국언론재단 등이 참여하는 6·15 남측위원회 언론본부를 결성했다.
남측 언론본부는 2005년 6월 평양 통일대축전에 대표단을 파견하고, 그해 8월 열린 8·15 민족대축전에서 언론분과 상봉모임을 성사시켰다. 이후 꾸준한 실무접촉 끝에 지난해 11월29일 분단된 지 61년 만에 처음으로 남북언론인들이 한자리에 모인 남북언론인 통일토론회가 금강산에서 열렸다. 북한의 핵실험 강행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열린 토론회는 본격적인 교류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7년 들어 남측언론본부는 5월과 6월 두 차례 평양을 방문, 북측 언론분과 위원들과 만나 남측언론본부 대표단 1백50여명의 평양 방문 일정을 놓고 협의를 벌였다. 언론본부는 조만간 평양을 다시 방문, 이 문제를 집중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남북 언론교류가 제한된 틀에서나마 활발하게 진행된 만큼 과제도 적지 않다. 2007 남북 정상회담을 취재하고 돌아온 기자들은 한결같이 남측 언론에 대한 북측의 불신이 깊다고 얘기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자신의 건강에 이상이 있다고 보도한 남측 언론에 대해 “기자가 아니라 작가 같다”고 했다. 사회문화 분야 간담회에서 북측 관계자들은 “남측 언론보도가 너무 편파적이다. 반북기사가 너무 많다”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당시 현장을 취재했던 서양원 매일경제 기자는 “교류얘기가 나오면 나올수록 분위기가 격해졌다”면서 “남북기자 접촉이나 교류도 좋지만 현실의 벽은 녹록치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남북 언론교류를 가로막는 벽은 서로에 대한 불신이라며 상호 신뢰, 이해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특히 일부 남측 언론의 냉전적 시각에 입각한 정파적, 편파적 보도를 버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6·15공동선언위원회 남측언론본부 정일용 상임대표는 “일부 신문이 객관적으로 보면 이상할 것이 없는 사안을 색안경을 끼고 보면서 남북 언론교류를 어렵게 하고 있다”면서 “편견을 버리고 북측의 시각으로 북한을 바라보는 것에서부터 언론교류는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