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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 정해 놓고 '맞춤기사' 만들었다

2007 정상회담 보도 분석

민왕기 기자  2007.10.10 14: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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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언론, 전문 분석 뒷전…적대적 정략보도 일관


2007 남북정상 선언이 발표된 후 각 언론사의 보도를 분석한 결과 조선은 ‘적대적’ 중앙·동아는 ‘냉소적’ 경향·한겨레는 ‘긍정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수지들은 여전히 ‘북핵’ ‘퍼주기’ ‘북한 인권’ ‘국가보안법’ 등의 어휘를 사용하며 남북회담의 성과를 폄하하기에 바빴다.
남북정상회담 결과 경제 효과가 클 것이란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일부 언론들이 적대적인 보도로 일관하고 있어 ‘정치 공세’ ‘정략적 보도’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들 보수지들은 경협을 ‘경제적 분석’이 아닌 ‘정치적 분석’으로 일관했으며 이는 ‘의도적 왜곡’ ‘당파적 보도’의 대표적 사례라는 비판이다.

사실 근거 아닌 ‘說’ 기사화
남북정상회담의 성과와 의의를 담은 기사가 각 언론사에서 나오고 있지만 보수지들은 날카로운 분석보다는 정치적인 이유를 들어 경협 등의 성과를 비난하는데 급급했다는 평이다.

조중동 등 보수지들이 경협을 비난한 주요 근거는 ‘퍼주기’ ‘국민에 세금 떠안기기’ ‘북핵도 해결 안하고’ 등이었다. 전문적인 경제적 분석은 드물었으며 긍정적인 경제효과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경제전문지들이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서를 인용 “남북 경협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총 1천4백29억 달러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한편 조선은 8일자 4면에서는 “‘北核’ 아닌 ‘한반도 핵문제’로 표기 北, 남측 핵관련 시설 트집잡을 수도”라는 기사에서 “북한이 앞으로 ‘한반도 핵문제’라는 표현을 근거로 남쪽에 있는 관련 핵시설, 미군의 핵우산 등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꼬투리를 잡고 늘어질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사실에 근거한 보도가 아니며 관측에 불과한 ‘설’을 기사화한 것이다. 조선이 이날 남북정상선언과 관련해 다룬 기사는 이를 포함해 3꼭지가 전부였다. 이밖에 동아일보와 중앙일보 역시 이 시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최영재 한림대교수는 “객관적인 사실보도를 하기 보다는 보도방향을 먼저 정하고 가치 평가에 초점을 맞춘 보도방식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보수지들이 사실보도 보다는 ‘방향성’을 정하고 거기에 맞춰 기사를 만들고 있다는 얘기다.

총리급 회담 개최는 대선용?
이런 시각은 남북 총리급 회담 개최안에 대한 반응에서 두드러졌다. 조선과 동아는 남북 총리급 회담 개최안에 대해 대선을 겨냥한 선거용이라고 규정, 특정정당에 부합하는 ‘정치 공세’를 펴 비난을 샀다.

조선은 11월 열릴 계획인 이 회담에 대해 “11월이면 대통령선거 한달 전으로 후보들의 유세전이 전국에서 불붙을 때다. 그런 상황에서 중요한 남북회담을 연다는 것이다. 그것이 여당 후보에 대단한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며 정치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동아는 “대선 분위기가 고조돼 있을 다음 달에 ‘선거용’으로 활용하라는 북의 배려 같다는 지적도 있다”며 근거없는 보도를 해 비난을 샀다.
또 이번 회담을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과 비교하면서 ‘노무현 깍아내리기’에 치중했다는 비판이다.

중앙일보는 남북정상이 만난 3일 ‘차분한 만남 ‘2000년 드라마’와 달랐다’라는 제목을 뽑은 뒤 ‘함께한 시간 DJ땐 122분 이번엔 12분’이라는 소제목으로 남북정상회담을 가쉽거리로 다뤄 비판을 받았다. 중앙은 두 정상의 만남이 포옹도 없이 썰렁했다며 김대중 대통령때는 122분 만났는데 노무현 대통령과는 12분 만났다는 내용을 주요 기사거리로 다뤘다.

추혜선 언론개혁시민연대사무처장은 이와 관련 “조중동 등이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를 애써 무시하고 폄하하는 악의적인 보도를 하고 있다”며 “이런 보도 태도는 시대착오적일 뿐만아니라 국가 이익에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평화체제 구축엔 관심없어
조선을 비롯한 보수지들은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 설치 추진 등 평화체제 및 군사긴장 완화 등의 사안에 대해 적대적인 반응으로 일관했다. 서해 NLL을 평화지대로 조성하는 것이 북한군의 침략을 방조한다는 등의 주장도 펼쳤다.

뜬금없는 안보논리도 눈에 띄었다. 조선은 ‘남북은 남북관계를 통일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법률적 제도적 장치들을 정비해 나간다’는 내용에 대해 “남과 북의 집권세력은 합동으로 이 조항을 국가보안법 폐지를 추진하는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주장을 펴 빈축을 샀다.

반면 한겨레는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평화와 경협을 아우른 ‘서해 평화 협력 특별지대’ 설치 추진”이라며 “평화와 공동번영이 선순환 구조를 이루는 모델이 한반도 서쪽 한가운데에서 만들어지는 셈이다”고 평가, 대조를 보였다.

경향신문도 “논란이 되고있는 서해 북방한계선(NLL)문제에 대해 공동어로구역 및 평화국역 설정, 해주 직항로 개설 등을 포함한 이른바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 설치란 비군사적 방법으로 해결의 가닥을 잡았다”며 “합의대로만 실행된다면 남북 관계에 근본적인 변화가 올 것이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