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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사실상 '항복'…수용 의견 '분분'

[취재지원 수정안 의미와 과제]

김성후 기자  2007.09.19 13:5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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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기자협회 취재환경개선특별위원회는 17일 서울 프레스센터 앞에서 서울지역 지회장단 등 관계자 14명이 참석한 가운데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에 대해 ‘시간 제약 없는 토론회’ 개최를 제안했다.  
 
“여전히 미흡하다” “이만하면 됐다” 기자들 평가 엇갈려
기자협회 특위, 보완책 마련 촉구


정부가 14일 내놓은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과 관련한 수정안은 취재접근권 제한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총리훈령 11조와 12조를 삭제하고 대신 정부 부처 출입기자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합동브리핑센터 설치 공사는 애초대로 진행한다는 게 핵심이다.

대표적 독소조항을 삭제해 기자들의 취재접근 편의를 높였다는 점에서 이번 수정안은 평가할 대목이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반면, 일부 조항을 손질한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며 애초 취재지원 방안 추진에 무리가 있었다는 걸 반증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내부고발자 보호 추진
정부의 수정안은 총리훈령 가운데 취재접근권을 제한하는 대표적 독소조항으로 꼽혀온 11조와 12조를 삭제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기자들은 공무원을 취재할 때 공보관실을 거칠 필요가 없고, 전화 취재는 물론 실국장급 이상 간부진의 면담 취재도 가능하게 됐다.

정부는 또 언론계와 시민단체, 정치권이 취재편의를 위해 요구해온 △브리핑 내실화 △정보공개법 개정 △내부고발자 보호 등도 수용하기로 했다. 정보공개법은 조속히 마무리하고, 내부고발자 보호를 위한 방안은 부패방지법 개정 등을 통해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수정안은 언론개혁시민연대(언론연대)와 대통합민주신당의 중재안과 여러모로 비슷하다. 언론연대는 지난 11일 “총리훈령 11조와 12조는 통제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많아 폐기해야 한다”며 삭제를 요구했다. 대통합민주신당도 13일 이런 의견에 동조했다.



   
 
   
 
정부는 언론연대와 대통합민주신당의 중재안을 받아들이는 형식을 빌려 수정안을 제시함으로써 이번 사태 해법의 실마리를 찾고 싶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취재자유를 제한한다는 언론계의 반발이 예상보다 거세고, 정치권도 여야를 막론하고 압박에 나서면서 정부가 느끼는 부담감은 상당했던 것이 사실.

이런 절박함을 인식한 정부는 언론, 시민단체, 정치권의 의견을 전면 수용했다는 명분을 업고 수정안을 제시한 것이다. 자칫 시행도 못해보고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정부의 ‘고육지책’인 셈이다.

국정홍보처는 추석 연휴가 끝나는 27~28일께 중앙청사에 있는 각 부처 기자실을 통합 브리핑룸으로 이전해 4개월 이상 끌어왔던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 논란을 끝낸다는 방침이다.

기자들도 의견 엇갈려
정부 수정안이 나온 뒤 언론계와 학계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의견과 함께 “이만하면 됐다”는 반응으로 급속히 분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정안이 취재접근권을 보장하는데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그 근거로 취재를 거부하는 공무원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고, 식품의약품안전청, 국세청, 기획예산처 등 독립청사에 있었던 기사송고실을 폐쇄하겠다는 방침은 그대로 유지했다고 지적한다. 또 기자가 통합브리핑센터를 벗어나 사무실 등을 방문할 경우 방문자를 기재하고 별도의 출입증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자유로운 취재환경 보장’과는 거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외교부 한 출입기자는 “기자실의 폐해 개선에 공감하지만 정부가 주도해야 하는지, 이런 방식으로 고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정치권 일부와 일부 시민단체의 의견을 받아들여 수정안을 확정한 것도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김창룡 인제대 교수도 “훈령 몇 가지를 수정했다고 해서 기자환경이 선진화된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정부가 어느 정도 양보를 한 만큼 합리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독소조항이 삭제됨으로써 기자들이 취재편의를 어느 정도 보장받았다는 얘기다. 때문에 합동브리핑센터 이전 거부는 명분이 약하다고 본다. 총리실의 한 출입기자는 “정부의 수정안을 호의적으로 평가하는 일선 기자들이 의외로 적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시청에 출입하는 한 방송사 기자는 “기자협회 특위가 보완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지만 일부 내용에 합리성이 다소 결여됐다. 무제한 토론도 너무 늦은 제안이라는 말들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