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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무원 불법 부동산 특강 / MBC 김재영 기자

[취재보도부문]

MBC 김재영 기자  2007.09.05 15: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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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C 김재영 기자  
 
“서울의 부동산 요지를 담당 공무원들이 직접 알려준다고?”
처음 이런 소문을 접했을 때, 함께 있던 사람들은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대한민국 최고의 재테크 수단인 ‘부동산’ 정보를 주는 곳이 있다니. 그러나 이내 ‘영화 속 얘기’라며 믿지 않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공무원들이 설마….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강남일대를 수소문하기를 며칠. 설마 했던 우려가 현실로 확인됐다. 공인중개사, 건설업자, 부동산 개발자들끼리 알음알음 모이는 ‘부동산 개발 과정’이 곳곳에서 열리고 있었다.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등록한 연구소나 개발원과 같은 곳에서 불법으로 고액 학원영업을 하고 있었다.

입소문이 난, 소위 유명 공무원이 강의하는 강좌는 수강신청 하기도 어려웠다. “이게 문제가 될 소지가 있어서…”라는 학원 측의 양해는 한 참의 신원검증을 거친 뒤에야 들을 수 있었다. 수 백 만원의 수강료를 내고 소수정예 회원끼리 알짜정보를 공유하는 거였다.

그리고는 두어 달 간의 관찰이 시작됐다. 대한민국 사람은 다 알만한 굵직굵직한 도시 개발을 담당했던 고위 공무원들의 ‘족집게 부동산 과외’가 이어졌다.

보도가 나가자 담당 공무원은 물론이고 관계 기관은 어설픈 해명에 나서느라 분주했다. ‘이미 다 알려진 정보’라는 생뚱맞은 변명도 늘어놨다. 아무리 바둑책에 나와 있는 묘수라도 내가 훈수 두는 것과 조훈현이 하는 것은 받아들이는 사람 입장에선 천지차이다. 특히 개발정보는 시시각각 발전하기 때문에 매순간이 ‘뉴스’다. 그래서 기자실에도 늘 ‘엠바고’ 요청을 한다.

추가 보도가 한창 준비 중인 가운데, 서울시는 이례적으로 관련 공무원들을 즉각 인사 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편법적인 대외활동을 해 온 공무원이 약 1백 명이라는 자체조사결과도 내놨다. 무엇보다 관계 법규를 개정해 공무상 취득한 정보를 개인의 사리사욕을 불리는데 악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생각보다 빨리 정리됐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하고 정리하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렸다. 긴 시간 아이템을 믿고 추진하도록 허락해준 캡과 데스크, 잦은 야근을 대신해 준 후배기자들에게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