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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기자실 퇴거 통보 시한을 하루 넘긴 27일, 외교부청사 출입 기자들은 정부의 일방적 통폐합 방침에 불응하며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 기자실을 이용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이사용 박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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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의 정보공개법 개정 움직임이 구체화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이 기자들의 정보접근 제한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일면서 정보공개법 개정이 대정부 정보접근 확대의 새로운 통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공기관 정보공개법 개정은 현재 정부, 언론계, 학계, 시민단체 추천 인사 9명으로 구성된 ‘정보공개강화 태스크포스(TF)’에서 논의되고 있다. 그동안 두 차례 회의가 열렸으며 3차 회의는 29일 열릴 예정이다.
한국기자협회는 최근 인터넷신문협회, PD협회 등과 함께 언론계 단일안을 마련, 대응하고 있다. 단일안의 핵심은 크게 네가지. 정보공개 대상을 확대하고, 비공개 대상 정보를 구체화하는 것, 그리고 정보공개 전담 행정기구 신설, 부당한 비공개에 대한 처벌 제도 도입 등이다.
공개·비공개 대상 정보 명확해야
먼저 정보공개 대상을 기존 공공기관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주요 공공프로젝트나 지원 기업, 기관 등으로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직접 수행하는 공공 프로젝트 보다는 정부 예산이나 공적자금이 투입돼 추진되는 민간부문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서울시립대 경건 교수(법학부)는 “공공기관 운영법에서 ‘공공기관’의 개념 자체가 지극히 협소하게 정의돼 현재 정보공개법 문안 자체도 개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공개와 비공개 대상 정보를 명확하게 구분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보공개제도가 발달한 스웨덴, 캐나다, 핀란드는 공무원의 자의적인 결정을 막기 위해 비공개 대상 정보를 일일이 법률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현행 법률은 공개 여부를 공공기관의 장이나 해당 기관의 장이 임명하는 정보공개심의위원회가 결정한다. 공개 여부가 자의적으로 판단될 소지가 높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정보공개 전담 행정기구를 신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정보공개 여부가 객관적으로 결정될 수 있고, 정부기관과 청구자 사이에 정보공개 분쟁이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이점 때문이다. 현행법상 정부기관의 비공개 결정이나 제공된 내용이 불량일 경우 청구자가 대응할 방법은 별로 없다. 이의신청, 행정심판, 행정소송 등이 있으나 3가지 모두 청구자에게 시간과 비용, 유무형의 노력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하는 것들이다. 특히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이 붙었을 경우 청구자가 정부기관을 상대로 승소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현행 대통령 소속하에 정보공개위원회가 있지만 정보공개 연차보고서를 내는 곳으로 전락한 만큼 전담기구를 신설할 경우 국가인권위, 국세심판원처럼 독립기구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행자부, 9월 정기국회 법안 제출
부당하게 정보를 공개하지 않거나 나중에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을 때 해당 공무원을 형사 처벌하는 방안도 언론계 단일안에 포함됐다. 특히 정부 지침을 어기고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공무원에 대해 소송비용에 대한 구상권 청구 방안도 나왔다.
정보공개강화 TF에 참여하고 있는 KBS 성재호 기획취재팀 기자는 “변화하는 취재환경에 언론인 스스로 범위를 넓히고, 몸에 체화시킬 필요가 있다”면서 “기본적으로 국민 일반의 정보공개 처리를 더 신속하게 하는 쪽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으론 정부의 정보공개법 개정 움직임이 취재선진화 방안에 대한 언론계의 비판을 무마하려는 시도일 수도 있는 만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정보공개법 개정은 국민 알권리 확보 차원에서 당연히 해야 할 일로, 기자들의 취재관행 개선과는 연관성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행자부는 지난 7월에 정보공개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행자부는 이 개정안을 토대로 TF에 참여하고 있는 제 단체와 협의를 벌여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행자부 개정안에는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과 관련해 ‘언론기관이 국민의 알권리 충족 등 공익을 목적으로 정보공개를 청구하는 경우 공공기관의 신속노력 의무’를 규정하는 조항이 포함됐다.
행자부 고광덕 지식행정팀장은 “정부는 보다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정보공개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언론계 단체 등의 입장을 충분히 수용하는 쪽으로 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