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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접촉 사전 신고' 논란 핵심

'총리 훈령'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김성후 기자  2007.08.29 15: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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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처 “절차 불편할뿐 취재봉쇄 아니다”
인터넷기협 등 입장 표명 예정




   
 
정부가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의 원칙을 정한 ‘취재지원에 관한 기준안(총리 훈령)’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출입처 기자단의 반대 성명이 줄을 잇고 있고, 언론계 단체와 정치권도 국민 알권리를 가로막고 있다며 철회를 거듭 촉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자협회를 제외한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전국언론노조, 인터넷신문협회, 인터넷기자협회 등이 이르면 29일쯤 총리 훈령 등 최근 언론계 상황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져 그 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총리 훈령은 경찰청의 무리한 취재지원 방안 시도와 더불어 최근 정부의 언론정책에 대한 반발이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언론계 안팎에서는 이번 총리 훈령이 기자들의 취재를 통제하거나 제한하는 조처들이 많이 포함돼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기자들의 취재관행 개선에 도움이 되는 규정도 많아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정부와 언론5단체 협의물
국정홍보처가 만들어 현재 법제처에서 심의 중인 총리 훈령은 9월 초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훈령은 지난 6월17일 노무현 대통령과 언론인과의 대화가 끝난 뒤 정부와 언론 5단체가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에 대해 수차례 협의를 벌인 결과물의 일환이다.

당시 정부에서 청와대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 국정홍보처 안영배 차장과 언론단체에서는 한국기자협회 정일용 회장,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김환균 회장, 전국언론노조 이준안 위원장, 인터넷신문협회 오연호 회장, 인터넷기자협회 이준희 회장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수차례 만남을 통해 공무원의 취재 회피 방지를 위한 총리훈령 제정, 경찰 검찰 기자실 개방형으로 전환하되 현행 유지, 정보공개 강화 청구 TF 구성 등을 담은 공동보도문(안)을 마련했었다. 하지만 기자협회의 경우 운영위원회에서 공동보도문(안)이 부결돼 이후 정부와 언론단체가 협의체에서 빠졌다.

이번에 공개된 훈령은 취재지원 의무, 취재응대 원칙, 브리핑실 설치 및 운영 등을 담고 있으며, 핵심 내용은 공무원 대면 취재시 정책홍보담당부서와 협의, 기자출입증 발급, 정부기관 대변인 신설 등이다. 총리 훈령은 행정조직 내부에서 그 권한의 행사를 지휘·감독하기 위해 행사하는 정부 내부의 지침으로, 각 부처 공무원에 게 사실상 ‘법’이나 다름없다.

취재지원 의무 규정 담아
총리 훈령은 ‘언론의 취재활동에 대해 공평한 취재기회를 제공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취재지원 의무를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언론의 취재 요청에 대해 특별한 이유 없이 취재를 거부하거나 회피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했다.

또 ‘공무원의 언론 취재 활동지원은 신뢰성과 책임확보를 위해 정책홍보담당부서와 협의해 이루어져야 한다. 다만 단순 사실 및 발표된 자료에 대한 답변은 정책 담당자가 직접 할 수 있고, 사후에 정책홍보담당부서에 통보한다’고 규정했다. 면담 취재는 합동브리핑센터나 접견실에서 가능하고, 사무실에서 만나려면 취재약속을 했다는 사실을 알리고 방문증을 발부받아야 출입할 수 있도록 했다.

훈령은 이와 함께 기자등록 및 출입증 규정을 두고 있다. 국정홍보처장은 정부기관을 상대로 취재활동을 하고자 하는 기자의 등록을 받고, 등록과 관련해 이의가 있는 기자에 대해 이의신청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밖에 정부기관 마다 언론의 취재지원을 전담할 대변인을 두고, 정보화 환경에 맞는 취재지원서비스를 위해 전자브리핑시스템을 구축, 운영하는 방안도 담았다. 국정홍보처는 이런 방안이 정착되면 부정확한 추측성 보도가 줄고, 그만큼 신뢰받는 언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취재 제한·정보 통제 우려
그동안 기자들은 사전 약속을 통해 사무실을 방문, 공무원과 대면취재를 하고 자유롭게 전화통화를 하는 등의 취재활동을 해왔다. 그러나 총리 훈령은 기자가 공무원과 만나려면 홍보관리관의 허락을 맡아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렇게 될 경우 기자가 누구를 만났는지, 무슨 얘기를 나누었는지, 누구와 통화했는지 등이 그대로 노출된다. 또 상급자가 사실상 발언 내용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공무원이 어떤 새로운 내용을 내놓을지 회의적이다. 내부 고발은 엄두도 못낼 것이라고 기자들은 우려한다.

또 홍보담당부서가 공무원과의 협의 부족을 내세우면 기자의 대면 취재는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그동안 입안 단계에 있는 정책이나 민감한 사안에 대한 사실 확인을 요하는 질문에 대해 소극적인 응대를 해왔던 정부로서는 협의 부족을 이유로 취재에 응하지 않아도 되는 명분을 얻은 셈이다.

국정홍보처는 ‘협의가 취재 회피의 수단으로 이용되어서는 안된다’고 명시했지만 협의가 부족해 대면 취재를 허용하지 않았는지, 애초 취재를 기피할 목적이 있었는지 확인하기가 힘들다. 이에 대해 국정홍보처는 홍보관리관실을 통해 사전 약속을 한 뒤 사무실에서 면담 취재를 하거나 전화 취재를 하는 절차가 과거에 비해 다소 불편할 뿐 취재 자유 자체를 봉쇄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총리훈령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오락가락하고 있는 국정홍보처의 행태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총리 훈령에 엠바고(보도유예)를 어긴 언론사를 제재하겠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가 삭제하고, 통합브리핑센터 기자출입증에 전자칩을 부착하는 방안을 검토하다 개인정보 통제라는 비판이 일자 훈령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은 국정홍보처 스스로 일부 내용에 무리가 있었음을 시인했다는 지적이다.

이준희 인터넷기자협회장은 “총리 훈령이 기존의 불합리한 취재관행을 투명하게 하는 의미가 있는 만큼 시행 이전에 비판하기보다는 현장에 적용하면서 충실하게 지켜지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후 기자 kshoo@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