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회 참가자
송효빈 기협 고문(6대 회장), 박기병 기협 고문(10·17대 회장), 김창학 경기인천협회장(경기일보), 송정록 강원협회장(강원도민일보), 정운갑 mbn 국제부장, 주제발표=양용희 호서대 교수, 사회=김재근 대전일보 편집부국장 언론인공제회(가칭) 설립의 정당성은 기자들의 생활 안정과 복지증진을 위해 마련된 언론인금고에 대한 개선 필요성에서 제기됐다. 한국기자협회는 언론재단이 관리하고 있는 ‘언론인금고’를 토대로 기금을 확대해 언론인공제회를 설립, 회원들을 대상으로 대출 등 각종 사업 등을 벌이자고 제안한 상태다. 하지만 언론인금고는 최근 생활자금 및 주택자금 등이 시중 은행의 금리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등 운영상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적받고 있다. 기자협회는 지난달 27일 기협 회의실에서 언론인공제회 설립과 관련 토론회를 열었다. 기협은 이날 토론회에서 제기된 의견들을 고려해 17일 기자협회 창립 43주년 기념행사에서 언론인 공제회 추진 선포식을 열 예정이다. 정일용 한국기자협회장=언론인 공제회 설립 문제는 역대 대다수 기자협회장들의 공통적인 관심사이자 고민거리였다. 그리고 이제는 무엇인가 결실을 봐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기자들의 복리후생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기에 특별히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으로 본다. 지혜를 짜내 올 해 안으로 준비위원회 정도는 발족해야 할 것이다. 물론 더 진행돼 법적으로도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다.
양용희 교수=조직이 만들어지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목적과 사회적 명분이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언론인 공제회는 사회적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야한다. 그러나 단지 언론인들의 이익만을 위해 공제회를 만든다면 다른 집단들의 관심이 떨어질 테고 결국 명분이 약해질 것이다. 따라서 공제회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사회적 명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명분은 언론의 공익성 확보다. 언론이 우리 사회를 정의롭게 하는 수호자로서의 본래의 기능을 다시 강조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엔 이를 각계 각층에 알려야 한다. 왜 필요한지 공감대와 지지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공제회 설립 이전에 언론인들이 해온 사회의 공적 역할과 기여도 등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일반 시민들은 잘 모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한국언론이 지금까지 쌓아온 공적 기능은 다시 알려야 한다.
이를 통해 언론인 공제회가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한 것 혹은 자기 밥그릇 챙기기라는 시각에서 조금 벗어나야 한다.
그렇다면 공제회 설립을 위해 어떤 환경이 필요한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회원의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한다. 각계 각층의 지지가 있더라도 조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 이끌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회원의 구성을 위해선 언론 유관단체와의 협력이 필요하다. 언론노조, PD연합회 등 다양한 언론 유관단체들이 언론인 공제회라는 큰그릇을 놓고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내적으로 공익 추구에 앞서 직접적인 이익이 있어야 한다. 즉 모든 언론인들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충족돼야 할 것이다.
다양한 ‘재원 포트폴리오’ 필요
모금 조직은 반드시 비영리조직이어야 한다. 그런데 언론인공제회가 비영리조직임에도 불구하고 공제회가 하는 주요 역할들과 수혜 대상자들이 일반 국민이 아닌 회원에 국한된다는 점에서 공익성이 축소될 수도 있다.
비영리조직에서는 자원의 문제도 중요하다. 자원 의존론이라는 이론이 있다 비영리조직의 특성은 자원을 스스로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지원받는 것으로 정부나 다른 지원기관 등 자체 자원도 있지만 외부 자원에 주로 의존하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는 돈을 주는 집단의 간섭과 통제를 받기 쉽다는 점이다.
따라서 바람직한 재원을 구성하기 위해선 다양한 재원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한다. 자원구성이 골고루 편성되면 어느 한 집단이 비영리집단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일이 적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자원이 하나일 경우 그것이 끊어지면 자원이 원천적으로 봉쇄되기도 한다. 재원의 포트폴리오 확보는 이런 점을 방지하기 위해서 골고루 편성해야 한다.
정부가 재원을 지원해주고 있는 교원공제회는 회원수만 72만명, 자산이 13조4천원에 달한다. 정부가 이를 특별법으로 지정해 준 이유는 교사들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키우는 공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해답이 있다. 언론인들도 교사와 같은 공익성을 주장해야 한다. 다만 염려되는 것은 교원공제회는 1970년대 일찍 뛰어들어 가능했지만 언론인 공제회는 다른 집단들의 반발에 부딪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누가 더 적극적으로 설득하는가가 중요하다. 기자협회의 노력이 중요한 이유다.
교원공제회에 가입하려면 부담금을 내야 한다. 이것이 적립돼서 대부를 하고 호텔이나 보험회사 운영 등의 별도 수익도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부담금을 낼 사람이 있겠는가. 종잣돈이 든든하다면 부담금 확보가 가능하겠지만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부담금을 확보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국민연금을 걱정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따라서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가지고 조직원을 설득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원공제회나 군인공제회 등이 하고 있는 수익사업을 펼치는 것도 중요하다.
일례로 교원공제회에는 ‘에드카’라는 자동차보험이 있다. 교원 공무원들의 70%가 이 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연계한 지 3년이 지난 뒤 수익이 연간 10억원에 이르렀다.
이를 벤치마킹 해 보자. 언론인들이 자동차 보험을 가입하면 그 중 일부가 공제회 기금으로 적립되는 그런 형태를 연구해 볼 수 있다. 이렇듯 돈이 들지 않는 수익사업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몇몇 언론사를 제외하고는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것을 강조해서 펀딩을 해야하는데 쉽지만은 않다. 단 기업들을 중심으로 기부금이 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전경련 기업들의 경우 2005년 1조4천45억원을 사회공헌 용도로 사용했다. 기업들의 사회공헌 방식은 처음엔 단순한 기부 형태였다. 단순한 기부가 아니라 홍보 프로그램 등을 연계해 사회적인 기여와 환경, 교육 등의 활동에 지원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
언론인 전문성 활용방안 고민도
언론인들이 가진 전문성과 인프라를 가지고 공익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보자. 예를 들어 소외 계층을 위해 언론 교육과 창작, 편집, 사진 교육 등 좋은 아이템이라고 생각한다. 언론은 기업에 이런 방식의 사회사업 활동을 약속하고 기업은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아울러 본격적인 비즈니스 형식도 고려해 볼 만하다. 이를 위한 방안으론 국·내외 언론사 탐방 체험 교육 등이 있을 것이다. 선진사회 캠프 견학 등도 괜찮다. 이런 것들을 프로그램화하면 기업에서 사회공헌을 통한 기금개발을 큰 돈은 아니어도 초기 공제회 설립을 위한 종자돈 마련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공제회 설립을 위해서는 지금까지 언론인들이 자유와 평등을 위해 싸워온 것들을 다시 한번 견고히 해야한다.
김재근 대전일보 편집부국장=주택관리협회가 공제회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양 교수가 언급했듯 현실화시킬 수 있는 작업이 필요하다. 국회의원 등 정치권을 설득하는 작업도 중요하다. 이는 지역신문발전지원법을 이끌어 낸 과거의 경험에 비춰볼 때 타당성을 지닌다.
정운갑 mbn 정치부장=다들 지적하는 바와 같이 명분이 중요하다. 공제회의 필요성은 언론조직에 몸담고 있는 이라면 누구나 느낀다. 사회적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공감한다. 공제회 설립을 위해선 법적인 문제도 고려해야 하는 데 특별법이나 민법 중 어떤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보는가.
양 교수=민법 31조도 있지만 특별법으로 제정된다면 더 많은 정부지원금을 이끌어 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정운갑=특별법으로 제정하기 위해선 공적 명분을 제시해야 하는 것이 더욱 필수적이라고 보여 진다. 우선 법제정과 관련해 특별법·민법 중 어떤 것으로 추진할 것인지를 우선 정립해야 한다. 하지만 만약 특별법으로 추진하게 된다면 정부 입법은 굉장히 힘들어질 수도 것이다. 왜냐하면 여러 집단에서 그런 방식을 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별법 제정, 공적 명분 있어야 같은 맥락으로 독립성이나 투명성, 공정성을 위한 예산지원방향을 결정하기 위해선 보다 명분 있는 안을 만들고 그에 대한 뒷받침과 논리 및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또 하나 대선이라는 정치적 이슈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언론이 공익성과 사회의 민주화 과정을 뒷받침해 온 것을 부각시키려면 정치 시즌을 맞아 작업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결론적으로 언론은 공익성과 민주화 근거를 마련하고 그에 따른 공제회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것이 반드시 요구된다.
송정록 강원협회장=법적인 문제는 특별법이나 민법 등 어떤 방식으로든 할 수 있지만 그에 앞서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이런 문제는 특히 지역언론의 경우 더욱 중요하다. 중앙 언론과의 관계와 역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리고 언론인에 대한 개념 규정도 고려돼야 한다. 현직 기자에만 국한할 것인지, 아니면 언론 경영인 등도 포함해야 할 지에 대한 고민부터 출판과 인터넷 언론 분야까지 넓힐 것인지에 대해서도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
김창학 인천경기협회장=언론인공제회의 설립 필요성엔 공감한다. 하지만 이중적인 회비 부담 등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있다. 개인적으로 언론인 공제회는 기부형식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 정부의 시스템이나 기자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각 등을 고려할 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언론인 공제회는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는가가 상당히 중요하다.
한가지 제안하자면 현재 언론재단에서 언론공고나 광고 등을 할 때 10%대의 리베이트가 재단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실질적인 실무대행은 우리가 하면서 비용은 언론재단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이를 언론인들의 예산으로 돌릴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기본적인 예산 형성 방안이 될 것이다.
박기병 한국기자협회 고문=우리가 이 자리에서 정립해야 하는 것은 우선 회원을 어떻게 규정짓는 가이다. 회원의 폭을 정한 뒤 한국기자협회가 주최가 돼 추진하되, 추진위 구성을 통해 진행해야 한다. 일단 회원의 범위가 확정되고 사회적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되고 나면 그 후 법적으로 보장받기 위한 노력들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는 추진위가 교원공제회 등 여타 공제회의 선례를 분석, 운영 실태 등을 파악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재원문제는 언론재단 등과의 긴밀한 협조 등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요컨대 입법취지에 찬동하고 추진이 가능해지면 추진위가 나서되 특별법을 제정해서 추진하는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송효빈 고문=이 자리에서 공제회 설립을 논의하고 있으니 감개무량하다. 기자협회장 재직 시절을 돌아보면 공제조합 설립은 꿈에도 그리던 소원이었다. 열악한 상황에서 편집권 독립, 신분 보장 등을 담보하는 것이 노동조합과 공제조합이었기 때문이다.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기자협회가 공제회 설립에 나선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특별법 얘기가 계속 나오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조금 어렵다고 본다. 바야흐로 정치시즌이라는 것과 PD나 노조, 다른 언론단체를 넣을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선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언론계도 양극화 사회가 돼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기자들에게도 나타나고 있다. 이런 것들을 고려할 때 특별법 제정 추진은 사실상 힘들다고 여겨진다.
사실 기자협회는 그동안 여러 차례 공제회 설립을 추진했지만 그 때마다 실패했었다. 종자돈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운갑=서둘러 추진하는 것보다는 회원 공감을 충분히 이끌어내고 가장 효율적인 게 뭔지를 우선 고민해야 한다. 공제회는 무엇을 하는 사업인지, 또 어떤 사업인지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그런 문제가 해결돼야만 조직원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송정록=언론인 공제회는 모집단이 적다. 그렇기 때문에 초기단계에서 현재 마련됐거나 확보할 수 있는 기금만으로 운영하기는 힘들 것이다. 무엇보다 월급에서 고정적으로 징수해야 할 텐데 안정적 수입을 확보할 수도 없고 다시 기금이 되어 돌아온다는 보장도 없어서 구성원들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다.
김재근=방송발전기금 등이 특별법으로 지원되고 이런 것들이 기자들의 후생복지 등에 쓰여지도록 금액이 보장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기병=언론인들의 공제회 형태를 정하고 이렇게 설립된 공제회가 기자들에게 많은 혜택으로 돌아 갈 수만 있다면 은행보다 조합에 돈을 내서 이자를 늘리던지 할 것이다. 오늘 내일 당장 결정될 것이라고 보지는 않고 앞으로 추진하는 방향을 어디로 할 것인지가 중요할 것이다.
김창학=언론인 공제회 설립취지는 정치인 등 다른 분야에서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선 명분을 어떻게 확보하는가가 중요하다. 초기자본 마련이 중요하지만 공제회를 설립하는 주체와 회원이 동일 시 돼야하는 것 역시 무척 중요하다.
방송 기금 등이 확대되면 인터넷기자협회나 PD협회 등이 들어오려고 할 것이다. 그런 것들을 고려해 볼 때 자본금을 가장 쉽게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이어 회원의 정의를 규정하면 된다. 각론은 차후의 일이고 이런 큰틀의 논의들이 먼저 정립돼야 한다.
정운갑=TF팀을 꾸려서 전반적인 사항들을 논의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 하다.
김재근=1964년부터 민주화 투쟁을 거친 퇴직자 등을 위해 공제회가 추진돼왔다. 현재도 그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역을 비롯한 상당수 언론인들의 상황이 어렵고 퇴직 후엔 더 심각하다. 언론인 공제회는 미래를 위해 할 수 있는 작은 주춧돌을 쌓는 것이라고 본다. 물론 이같은 이유에서 필요성에는 누구나 공감하지만 범위나 기금 마련, 추진위를 구성해 나아가는 방법 등에 대해 다양한 토론이 필요하다.
이 자리는 결론을 내는 자리는 아니고 기자사회 공제회 필요성에 대한 공감을 할 수 있는 자리다. 다시 말해 스스로 계기를 다지는 자리 아니었나 싶다. 기자협회 회원들도 공제회를 역동적으로 추진해갈 환경이 마련된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필요성을 확산시키는데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정리=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