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개혁’이라는 구호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대통령도 서슴없이 언론개혁을 말한다. 그런데 제대로 했을까? ‘우리 언론, 무엇으로 다시 살 것인가’는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답한다. 이 책은 김대중 정권이 언론사 세무조사, 노무현 정권이 신문법 등으로 언론개혁을 추진했지만 “개혁의 철학도, 치밀한 정책도 없었다는 점”에서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고 평가한다.
민주개혁세력을 자처했던 이 정권들이 간과한 것은 ‘공론장’이다. 민주주의의 핵심 기제인 ‘공론장’은 위기에 빠졌다. 공론장을 민주적으로 되살리기 위한 고민이 없는 언론개혁은 필패의 운명을 피할 수 없다. 그래서 이 책은 공론장 위기, 즉 저널리즘 위기의 똬리 속에 감춰져있는 언론사의 소유구조와 편집 자율성이라는 이정표를 끄집어낸다.
결국 한국사회에 만연한, 민중과 지배세력의 경계선을 한층 강화시키는 ‘분단공론장’의 중핵은 기자들의 아래로부터의 언론자유를 억압해온 언론자본과, 독재권력의 빈 공간에 침투해온 경제권력에 있다. 이것이 해체됐을 때, 바로 ‘해방공론장’은 만개한다.
진보세력의 정책적 비전을 제시하려는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의 노력에 걸맞게 이 책은 구체적인 대안으로서 대통령 직속 ‘미디어개혁위원회’의 설치와 미디어교육의 강화를 설파한다. 백가지 구호의 반복보다 ‘우리 언론이 다시 살 수 있는 길’을 열겠다는 실사구시의 정신이 돋보인다. -시대의 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