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B강원민방(사장 박용수) 대주주인 종합건설회사 (주)대양의 정세환 회장이 지난달 27일 이사회 의장직에 대한 전격 사임을 선언한 것과 관련, 사퇴 배경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정 회장은 의장직 사임의사를 밝히는 자리에서 “그동안 디지털 전환, 지역 지상파 DMB 추진과정에서 이사회 의장으로서 조언 역할을 했다”며 “앞으로 있을 재허가 심사 과정에서 오해가 있을 것 같아 용퇴한다”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의 사임은 이달 초 열리는 이사회를 통해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그러나 정 회장이 이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엔 최근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와 같이 ‘정 회장이 2001년 강원민방 개국 전부터 비자금을 조성해 운영해 왔다는 의혹’과 ‘2004년 방송위 재허가 추천심사 당시 약속했던 소유·경영 분리 등 조건 불이행’등이 드러나자 부담을 가졌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정세환 의장에 관한 각종 의혹은 전 강원민방 재무팀장 A씨가 지난달 13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와 국세청, 방송위원회 등에 낸 진정서를 통해 알려졌다.
A씨는 진정서에서 “대주주인 정세환 회장이 강원민방 설립 시 납입자본금 1백60억원에 대한 은행이자 발생액 9천여만원을 당시 강원민방 사장 B씨의 개인통장으로 입금해 비자금으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A씨는 또 “(주)대양이 현 강원민방 사옥을 신축하면서 공사대금을 실제보다 1억 1천만원 부풀려 계약하고 나서 비자금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에 대한 근거로 정세환 의장 서명으로 개설된 전 사장 B씨 명의의 통장 사본과 강원민방 개국준비 경비 지급내역, 정회장 개인 통장 입출금내역 등을 제출했다.
A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2004년 초 갑작스런 해고와 이직 등 강원민방 정 회장으로부터 수 차례에 걸쳐 인사상의 불이익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대검 중수부는 이와 관련 이 사건을 지난달 25일 춘천지검에 이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결국 이같은 의혹 제기로 인해 의장직 사임을 결정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노조측의 시선은 곱지 않은 상황이다.
강원민방 노조(위원장 심규정)는 지난달 30일 ‘정세환 이사회 의장의 사임은 꼼수다’라는 성명을 통해 “검찰에서 횡령, 업무상 배임 의혹과 방송위원회에서 소유-경영 분리 약속 불이행 여부에 대한 수사 및 심사 등이 진행중인 만큼 그 결과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어 “정세환 의장은 2004년 재허가 심사에서 주식 차명 소유 문제로 방송법 위반 사실이 드러나자 회장직을 전격 사퇴한 뒤 강원민방의 주요 현안 결정 시 (주)대양을 통해 경영에 직접 개입해 왔고 결국 상임 이사회 의장직을 맡아 왔다”고 반발했다.
강원민방 노조는 지난달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진정서를 방송위원회에 보내고 ‘재허가 심사 시 각종 의혹과 관련해 철저히 심사해 줄 것’을 당부했다.
노조 심규정 위원장은 “정세환 의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사퇴한다 해도 최대주주인 (주)대양의 회장직을 이용 회사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비리 의혹 투성인 의장은 방송사 대주주로서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전국 9개 지역민방 노조로 구성된 지역민영방송 노조협의회도 지난달 31일 성명을 내고 “이번 사태의 본질은 최대 주주의 개인 비리 의혹”이라며 “최대 주주는 비자금 조성 의혹과 업무상 배임 의혹들에 대한 진상을 밝히고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죄과를 달게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원민방 사태는 오는 9월말로 예정된 방송위원회의 재허가 심사와 10월 정보통신부의 재허가 최종 결정에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2004년 방송위가 강원민방에 대해 조건부 재허가 추천을 하면서 이에 대한 선결조건으로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강조했고 정 의장이 이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강원민방 관계자는 “정 의장이 의장직과 상근 이사 등에 대한 사의를 표명했으며 이사회에서 이번 주에 열릴 이사회에서 이를 통과시킬 경우 회사측에서 더 이상 할 수 있는 조치는 없다”고 말했다. 정호윤 기자 jhy@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