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신동아 압수수색 집행을 중단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부는 지난달 30일 오전 신동아 기자의 이메일 압수수색 집행을 하지 않기로 했다.
동아일보 측은 검찰이 요청하면 취재원 보호 등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 자체 판단에 따라 검토해 자료를 임의 제출하기로 했다.
검찰 측은 관련 재판에 신동아의 해당 기자가 증인으로 나와 줄 것을 요구했으나 “증인신문 등 법적절차는 기자 개인의 판단과 양식에 따른다”는 데 동의했다.
동아일보 기자 약 90명은 이날 새벽 협의 내용을 듣고 이를 받아들이기로 의견을 모았다.
동아일보와 검찰 양측은 지난달 26일 검찰이 압수수색 집행을 첫 시도한 이후 계속해서 협의를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은 중앙정보부가 작성해 박정희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최태민 보고서’ 관련 기사를 쓴 신동아 기자 2명의 이메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26일, 27일 이틀 동안 동아일보 충정로, 광화문 사옥에서 영장 집행을 하려 했으나 기자들의 반발로 실패했다.
검찰의 압수수색을 직접 저지한 동아일보 기자들은 29일 ‘기자 일동’ 명의의 성명서를 내고 “언론의 취재원 보호는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자유의 핵심”이라며 “검찰이 언론자유를 정면으로 침해하는 언론사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고 법원이 이를 발부한 것은 언론자유와 헌법정신에 대한 정면도전”이라고 주장했다.
동아 기자들은 “기자를 ‘피내사자의 관련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언론사를 압수수색한다면, 지구상 모든 언론사는 하루에도 몇 번씩 검찰에 문을 열어줘야 할 판이다”라며 “검찰이 잠시 수사 편의를 도모하는 반대 급부로 언론자유와 사회 정의를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취재원을 보호하기 위한 입법 등 보호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국기자협회(회장 정일용)는 지난달 30일 검찰의 동아일보 압수수색 시도를 비판하는 성명을 내고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기자협회는 성명에서 검찰의 압수수색 중단 결정을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검찰의 언론사 압수수색 시도는 언론의 취재활동을 위축시키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기자협회는 “한국기자협회 윤리강령 및 실천요강과 신문윤리실천요강에 취재원 보호가 명시돼있다”며 “검찰이 수사 편의를 위해 우리가 선언한 윤리강령을 위반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우리에게 위임된 역할을 무시하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자협회는 “선진국에서는 언론사 압수수색을 국가안보 위협 등 중대한 사안을 제외하고는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며 “우리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관련 입법을 추진해야 될 것”이라고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3년 양길승 전 대통령 제1부속실장 몰래카메라 사건 때 관련 입법을 추진했으나 결실을 보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검찰의 취재원 공개 요구는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법 당국이 공익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 언론에 취재원을 밝히라고 요구를 할 수는 있으나 그것은 모든 방법을 동원한 뒤 최소한의 경우에 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취재원 보호와 법 집행의 충돌은 여러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결국 기자의 지켜야 할 윤리 문제라는 분석도 있다.
기자는 필요하다면 법 위반을 감수하고서라도 취재원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일부 주에서 ‘방패법’을 통해 언론의 취재원 보호를 규정하고 있는 미국에서도 투옥을 감수하고 취재원을 밝히지 않는 기자들이 적지않다. ‘리크 게이트’로 구속된 미국 뉴욕타임스 주디스 밀러 기자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숭실대 김사승 교수(언론홍보학과)는 “취재원 보호와 법질서가 충돌할 때 항상 법적 잣대로 해법을 찾을 수는 없다”며 “취재원 보호는 법의 허용 여부를 떠나 기자가 공익과 직업적 윤리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장우성 기자 jea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