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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압수수색 집행 단념하라"

동아일보 기자 일동, 29일 성명 발표

장우성 기자  2007.07.30 08:5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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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기자들은 29일 성명서를 내고 검찰에 신동아 기자들의 이메일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단념하라고 촉구했다.

동아 기자들은 '동아일보 기자 일동' 명의의 성명서에서 “언론의 정당한 보도과정을 캐내기 위해 강제력을 동원하는 것은 법의 허울을 쓴 언론 탄압에 다름아니다”라며 “동아일보 기자들은 법 집행을 가장한 국가기관의 언론자유 침해에 맞서 절대 물러설 수 없다는 단호한 의지를 밝힌다”고 했다.

동아 기자들은 “언론의 취재원 보호는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자유의 핵심”이라며 “검찰이 언론자유를 정면으로 침해하는 언론사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고 법원이 이를 발부한 것은 언론자유와 헌법정신에 대한 정면도전”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한 법원의 안일과 부당함을 지적하는 동시에 검찰에 영장 집행을 단념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성명서

검찰이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동아일보와 취재 기자에 대해 취재원을 공개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옛 중앙정보부의 최태민 목사 관련 수사보고서가 신동아 6, 7월호에 보도된 경위를 밝히겠다는 것이 검찰이 내세우는 압수수색의 이유다. 하지만 언론의 정당한 보도 과정을 캐내기 위해 강제력을 동원하는 것은 법의 허울을 쓴 언론 탄압에 다름 아니다.
이에 동아일보 기자들은 법 집행을 가장한 국가기관의 언론자유 침해에 맞서 절대 물러설 수 없다는 단호한 의지를 밝힌다.
언론의 취재원 보호는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자유의 핵심이자 취재 및 보도 자유의 필수 요소이다. 국가기관의 최우선적인 의무는 헌법정신을 존중하고 지키는 일이다. 그럼에도 검찰이 언론자유를 정면으로 침해하는 언론사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고 법원이 이를 발부한 것은 언론자유와 헌법정신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기자에게 취재원 보호는 생명과도 같은 원칙이다. 신문윤리실천요강 5조5항은 ‘기자는 취재원의 안전이 위태롭거나 부당하게 불이익을 받을 위험이 있는 경우 그 신원을 밝혀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동아일보 기자들이 이 원칙을 금과옥조로 새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대다수 선진국에서 취재원 보호는 국가안보 등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기자뿐만 아니라 국가 또한 존중해야 하는 가치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에서 밝혔듯이 기자를 ‘피내사자의 관련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언론사를 압수수색한다면, 지구상 모든 언론사는 하루에도 몇 번씩 검찰에 문을 열어줘야 할 판이다. 취재원이 보호받지 못한다면 누가 언론의 취재에 응하겠으며, 누가 조직 내부의 부정부패를 세상에 들추려 하겠는가. 검찰이 잠시 수사 편의를 도모하는 반대 급부로 언론자유와 사회 정의를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신동아의 해당 기자는 취재원으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토대로 관련자들을 직접 인터뷰하는 등 철저한 확인 작업을 거쳤고, 자료를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보도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하지도 않았다. 더구나 입수한 자료가 일부 정파에 의해 허위로 가공된 것이 아니라 과거 국가기관이 생산한 것임을 해당 국가기관도 부인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온갖 의혹제기와 네거티브 공방이 난무하는 민감한 대선 상황에서 공정한 선거 진행을 위한 사정기관 업무의 특수성을 모르는 바 아니나, 어떤 명분도 언론자유라는 대의에 우선할 수는 없다. 언론자유의 둑이 무너지면 권력 감시와 국민의 알권리 충족, 진실 추구라는 언론사 및 기자의 존재 의의 자체가 설 땅을 잃는다. 검찰의 수사상 편의라는 수단적 가치를 위해 언론자유라는 본질적 가치를 침해하는 것은 빈대 한 마리 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다 태우는 우를 범하는 일이다.
동아일보 기자들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한 법원의 안일과 부당함을 지적하는 동시에 검찰에 영장 집행을 단념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동아일보 기자들은 앞으로도 진실 추구와 국민의 알권리 보장, 취재원 보호라는 원칙을 목숨처럼 아끼고 지켜나갈 것임을 천명한다.

2007년 7월29일 동아일보 기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