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성 기자 2007.07.07 00:21:05
한국기자협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한국인터넷기자협회.신문협회와 정부 측 대표들은 지난달 17일 ‘언론인과의 대화’ 이후 4차례에 걸쳐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 방안’(이하 선진화 방안)을 놓고 협의를 벌여왔다.
이들은 그동안의 협의를 바탕으로 14개 조항의 공동발표문(안)을 작성했다. 참여한 언론단체들이 이 안을 수용할 경우 조만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기자협회 ‘취재환경 개선 투쟁 특별위원회’(가칭)는 이 공동발표문에 대해 여론을 수렴한 결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특위의 안은 12일 소집 예정인 운영위원회에 안건으로 채택돼 최종 결정된다.
PD연합회와 인터넷기자협회.신문협회는 이 발표문을 수용하기로 내부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노조는 기자협회와 입장을 같이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 발표문을 토대로 언론단체와 TF를 꾸려 조항에 대한 추가 수정 및 세부 조정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방안 시행 후에도 분기별 협의를 통해 필요한 부분은 발전적으로 고쳐나가기로 했다.
언론계가 발표문 자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정부는 협의를 중단하고 자체 일정대로 선진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발표문(안)의 주요 조항
기사송고실 부스 총량 규모 최대한 현행수준 유지
현재 각 정부 부처에 설치된 기사송고실 부스는 모두 7백50석으로 추산된다. 정부가 내놓은 ‘선진화 방안’에 따르면 6백석 규모로 줄어든다. 기자협회는 부스 총량을 현행대로 유지할 것을 요구했다. 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7백50석 선을 지키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프레스센터에 1백석 가량의 송고실을 두는 안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경찰청, 서울경찰청 기자실 개방형 브리핑룸으로 전환 존치. 서울경찰청 산하 8개 라인 경찰서 기자실의 폐쇄적 기자단 구조 해체를 전제로, 현재의 기자실을 개방형 공동송고실로 전환해 존치.
해당 부처 업무 및 취재의 특수성 상 기자들의 상주 공간이 필수적인 서울중앙지검, 경찰청, 서울경찰청 기자실은 개방형 브리핑룸(송고 기능 겸비)으로 전환해 운영하기로 했다. 서울경찰청 아래 8개 주요 경찰서 기자실은 개방형 공동송고실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다. 단, 정부는 폐쇄적 기자단 해체라는 단서를 달았다. 당초 정부는 서울경찰청과 본청의 브리핑룸과 송고실을 통합 운영하고 일선 경찰서 기자실은 없앨 방침이었다. '선진화 방안'에서 밝혔던 대로 청와대, 국방부, 금감위는 별도 브리핑룸-기사송고실 체제로 운영된다. 다른 부처에 대해서는 정부 측이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면 및 온라인 취재 요청 적극 응대 가이드라인 규정, 총리 훈령으로 제정.
기자협회는 공무원들이 취재에 적극적으로 응대할 수 있는 강제 장치를 마련하라는 입장이었다. 이에 정부는 공무원의 취재 응대 가이드라인을 총리 훈령으로 제정하겠다는 대안을 내놓았다. 정부는 훈령에 취재에 성실히 응하지 않을 경우 해당 공무원에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조항을 포함시키겠다고 밝혔다. 세부적인 내용은 이후 언론계와 협의해 구체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언론단체와 정부 측은 "취재응대를 총리 훈령으로 강제하는 경우는 다른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이례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리핑제 내실화를 위해 취재응대 전담 부처별 대변인제도, 온라인 대변인제도 설치.
기자협회는 각 부처별로 기자들의 취재 요구에 책임있게 응할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대변인제를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기존의 정책홍보관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고, 해당 부처의 정책 및 업무를 완벽히 파악해 언론 취재에 응대할 수 있는 직책을 신설하라는 것이다. 정부 역시 공감했다. 이를 위해서는 직제개편 및 예산확보가 필요하므로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언론도 협조해달라는 입장이다.
정보공개청구제도 강화 추진.
정보공개법의 내실화.강화는 기자협회 정일용 회장의 공약 사항이기도 해 강력히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정보공개법에 따르면 정부 부처가 정보공개를 거부했을 경우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 부처별 정보 공개여부를 공무원 중심으로 구성되는 정보공개심의원회가 정하도록 돼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언론계와 공동TF를 구성하기로 했다. 대통령 직속 정보공개위원회에 언론인이 참여하는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국회정보위 운영을 참고해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사회 부패와 비리를 고발하는 공무원(내부고발자)의 보호범위 확대 방안.
부패방지법에 나와있는 내부고발자 보호 조항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국가청렴위 등 관련 부처와 협의해 구체적인 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현행 부패방지법에는 언론에 제보한 내부고발자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가 없어 이것을 새로 포함시키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신문윤리실천요강 제2조 취재준칙 준수.
정부는 언론이 신문윤리실천요강 제2조 취재준칙을 준수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제2조 취재준칙 중 ‘취재원이 취재요청을 거절할 경우 거듭된 통화의 연속적인 방법으로 취재원을 괴롭히지 않는다’는 부분은 취재 기피에 악용될 수 있다. 이 조항의 개정은 사실 이 요강을 제정한 언론단체들의 몫이다. 이에 따라 기자협회는 함께 윤리요강을 만들었던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신문협회와 개정 가능성을 협의했으나 이 조항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개정할 부분이 많아 추후 진행키로 했다.
정부와 언론단체 함께 국가보안법 폐지 위해 공동노력
언론자유 문제와 관련, 국가보안법 폐지를 정부와 언론단체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기자협회 정일용 회장은 지난해 회장 선거 때 “언론자유 수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의 개선”을 공약했다. 정 회장은 당시 “현행 정보 공개법과 국가보안법은 자유로운 언론활동을 제한하는 제도적 장애물”이라며 “언론단체, 시민사회단체, 국회, 정부와 함께 개폐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보법 폐지는 포괄적인 언론자유의 확장과 회원들과의 약속 이행이라는 의미에서 이번 협의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자료취급지침 폐지, 북한 관련 인터넷사이트 접속 차단 해제도 요구하고 있다.
그밖에 언론단체와 정부는 이번 방안의 시행 과정에서 분기별로 언론계의 의견을 수렴. 협의해 부작용 등을 해소하며 발전적인 방향을 도모하기로 했다.
언론탄압진상규명특별법 제정, 현 방안의 지자체 확대 적용 등 추가협의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도 진지한 대화를 계속해 나가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