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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CBS 이균형 차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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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전북지역에는 태풍과 호우가 몰아치면서 무려 4천3백억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미 수해복구를 둘러싼 자치단체와 건설업체간 검은 거래에 대한 제보가 접수됐던 데다 워낙 대규모 공사들이다 보니 국민들의 혈세가 줄줄이 새어 나가는 것을 막는 ‘제방 작업’이 필요하다는 판단아래 본격적인 취재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조직폭력배 출신 건설업자가 김제 시청 고위간부와 결탁해 10여년 동안 모든 관급공사를 독식해 오고 있으며 모두들 후환이 두려워 입을 다물고 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김제시청 공무원으로부터 전해들은 제보에는 “검찰 간부까지 개입돼 있다”는 충격적인 내용도 담겨 있었다.
즉시 김제시로 달려갔고 한 달 이상 걸친 취재 끝에 먼저 명백한 불법 수의 계약 실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에 조폭 출신 건설업자와 시청 고위간부가 어떻게 연루돼 있고, 공사는 어떤 식으로 10년이 넘게 독식해 왔는지, 또 이 과정에 검찰 간부는 어떤 식으로 개입돼 있는지를 지속적인 취재를 통해 기사화해 나갔다.
이같은 내용을 토대로 2월23일 첫 보도가 나갔으며 검찰은 한 달 뒤쯤인 3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고 그 뒤 두 달간에 걸친 수사 끝에 조폭 건설업자와 김제시청 국장, 그리고 공무원 2명 등 4명을 구속 기소하고, 시청 계장 1명과 김제시장을 협박한 폭력배 3명, 공무원에게 뇌물을 건넨 김제 산림조합장 등 5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등 모두 9명을 사법 처리했다.
그러나 검찰은 자체 간부 개입과 관련해 혐의를 입증하기 어렵다며 아무런 조치 없이 수사를 마무리했고 이런 내용의 검찰 수사발표가 나오자 당연히 시민사회단체들이 잇따라 성명을 내고 ‘제식구 감싸기’식 수사를 질타하고 나섰지만 수사를 원점으로 돌리지는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김제시에서는 전 공직자가 참석한 가운데 청렴 결의 선언대회를 가지기도 했고, 전주지검의 한 부장검사로부터 이번 사건을 검찰 직원들은 청렴 의무에 대한 엄중한 경고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동안 집에 들어갈 때마다 주차장을 두리번거리며 조폭과의 혹시 모를 ‘상봉’에 긴장했던 기억들, 때문에 차량 운전석 바로 옆에 경찰 진압봉을 상비하고 다녔던 일들, 검찰 간부 측으로부터 협박성 항의 전화 등등이 주마등처럼 뇌리 속을 흘러간다.
무엇보다 늦은 밤 술이 만취돼 들어가서 “나 혹시 어떻게 될지도 모르니…어쩌고”해서 두려움 속에 밤잠을 못 이루면서도 혼자 묵묵히 감내해 냈던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끊임없이 고민한다. 내가 왜 존재하는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