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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개발 부추기는 개발행위 허가제 / 경인일보 송명훈 기자

[지역취재보도부문]

경인일보 송명훈 기자  2007.07.04 16: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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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인일보 송명훈 기자  
 
동탄신도시 예정지역의 상황은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다.
취재팀이 처음 현장을 목격한 5월초만 하더라도 신도시 후보지에 대한 소문만 무성할 뿐 아직 최종 예정지가 결정되기 전이었지만 보상을 노린 투기업자들은 정부정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과감했다. 겨우 경운기 한 대 지나갈 만한 논길을 사이에 두고 수십 개의 유령점포가 들어서고 심지어 스키대여점 간판까지 내걸렸으니 순박하던 시골마을은 이미 만신창이가 된지 오래였다.

보상을 노린 막개발 사례는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지만 동탄의 경우, 그 규모와 수법에서 그동안의 행태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취재진은 일단 현황을 파악한 뒤 ‘과연 어떻게 논 한가운데에 이렇게 많은 유령점포들이 허가를 받을 수 있었을까’라는 문제의식에서 난개발을 가능케 한 근본적인 원인에 주목했다.

역시 틈이 있었다. 우리나라 토지이용의 모법(母法)이라 할 수 있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계획법)에 의한 개발행위허가제도의 허점을 투기세력들이 교묘하게 파고든 것이었다. 개발행위허가제도는 난개발을 막기 위해 특정지역에서 일정규모 이상의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지만 소규모 점포와 단독주택에 대해서만은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이 예외 조항을 이용해 형식적으론 ‘합법적’인 허가를 받아낸 것이었다.

이같은 개발행위허가제의 허점은 동탄지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화성시 그리고 수도권 전역에 이미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었다. 즉 보상을 노린 단기 투기에 악용된 것은 물론이고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토지형질변경이 불가능한 논과 밭 그리고 산림도 얼마든지 파헤칠 수 있는 사실상 ‘개발 만능키’로써 위력을 떨치고 있었다.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기초자치단체들도 이미 문제점을 알고 있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취재진은 개발행위허가제의 모순점을 바로잡지 않고서는 전 국토에 만연하고 있는 난개발의 행진을 끊어낼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사례별로 분류했다.

그러나 여전히 의문점은 남아 있다. 과연 상황이 이 지경이 되도록 시장 군수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말로 쉽게 면죄부를 받을 수 있는 것인가. 국토계획법이 소규모 점포에 대해 예외를 인정한 것은 주민생활에 꼭 필요한 최소한의 시설로 봤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탄의 경우 마을 가구 수보다 점포 수가 훨씬 많은 상태에 이르렀으니 그 입법취지를 벗어난 것은 자명했다. 다시 말해 책임 있는 행정가려면 충분히 불허가 처분을 내릴 수 있었다는 얘기다.

단지 민원이 무서워서, 행정소송이 두려워서, 혹은 ‘내 잘못은 아니지 않느냐’라는 핑계를 앞세워 애써 모른 채 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볼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