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회(의장 김금수)가 지난달 27일 정기 이사회에서 수신료 인상안 의결이 미뤄지면서 각종 추측들이 제기되고 있다.
KBS는 이날 오후 4시부터 3시간이 넘게 진행된 이사회에서 수신료를 현 2천5백원에서 4천원으로 1천5백원 인상하는 ‘수신료 현실화 방안’에 대해 최종 의결을 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사회는 9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수신료 인상안의 통과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이는 ‘수신료 인상안’의 이사회 통과를 낙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던 것에 비춰 볼 때 예상밖의 일로 평가된다.
이날 이사회는 본관 3층 회의실에서 11명의 이사 전원을 비롯, 정연주 사장과 김홍, 이원군 부사장 등 KBS 임원진 대부분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하지만 두시간여 동안 논의를 거치고 5분여간 휴정한 뒤 속개된 회의에선 임원진을 배제한 채 비공개로 진행됐다.
KBS 한 관계자는 당시 이사들로부터 “중요한 안건을 논의하고 있으니 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은 퇴장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후 KBS 이사회는 “9일 임시 이사회에서 재 논의하겠다”라는 결정을 내렸다.
KBS 관계자는 “대부분의 이사들은 원칙적으로 수신료 인상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민 홍보가 부족했다는 판단에 따라 의결을 미룬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사회의 한 측근은 “강경파로 알려진 이사들조차 ‘통과’쪽에 무게를 두고 있었지만 일부 이사들의 반대 목소리가 워낙 강경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의장을 제외한 전체 10명의 이사 가운데 5명이 수신료 인상안에 대해 ‘찬성’의견을 편 반면, 중립이 2명, ‘반대’의사를 낸 이사가 3명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같은 유보 결정에도 불과하고 인상안이 철회되거나 인상액이 조정될 가능성은 실제로 작아 보인다.
단지 KBS가 목표로 삼고 있는 9월 정기국회 통과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이사회 주변 인사들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KBS 한 인사는 “수신료 인상안이 이사회를 통과하더라도 방송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까진 시간상으로나 대선 정국 정치권의 숨가쁜 상황을 고려할 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악의 경우 KBS 수신료 인상안은 차기 정권에 결정권을 내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KBS 관계자는 “만일 수신료 문제가 올해 안에 매듭을 짓지 못하고 내년으로 넘어간다 해도 KBS로선 인상안 통과를 위해 해야할 일을 다할 뿐”이라며 “정치권에서 어떤 결정을 하든 간에 KBS는 ‘진인사 대천명’이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정호윤 기자 jhy@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