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의사소통 통로와 옴부즈맨 등의 역할을 해 왔던 각 언론사 공정보도위원회가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국민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등을 제외한 많은 신문들의 ‘공정보도위원회’(이하 공보위)활동이 지지부진하면서 최근 1~4년간 단 한차례의 활동 보고서도 제출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경향신문은 지난달 22일 사내 의사소통 활성화를 위해 그동안 중단됐던 독립언론실천위원회(이하 독실위) 보고서를 다시 발행키로 했다.
이는 독실위 활동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지면제작을 둘러싼 편집국 내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 됐다는 판단 아래 편집 간부와 일선 기자 간 합의가 이뤄져 가능했다.
문제는 대부분 언론사가 공보위 활동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활동 보고서까지 나오긴 힘든 상황이다.
무엇보다 거의 대부분 공보위 간사들이 상근이 아닌 현직을 겸임해야 하기 때문에 활동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현직 기자로 선·후배, 동료 기자들이 쓴 기사에 대한 비판이나 비평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자사를 비판해야 한다는 부담도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 신문사 노조위원장은 “전임자가 있어야 하는데 사이드잡으로 하다 보니 책임감 있게 활동을 할 수 없다”며 “매일 부서장 지시를 받으면서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가 자유로운 스탠스에서 지면을 비평하기란 사실상 힘들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문제제기를 하더라도 편집국 내에서 제대로 반영이 안된다는 인식도 공보위 활동을 위축시키는 또 다른 원인이다.
때문에 공보위 활동이 탄력을 받기 위해선 활동 소식지가 배포돼, 편집국 다수가 공유할 수 있는 공론화 작업이 필요하지만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일례로 연합뉴스 공보위의 경우 17명의 기자들이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나 지난달 27일 열린 공보위 회의에는 단 3명만 참석할 정도로 활동이 미미하며 관련 소식지도 2003년 6월 이후 명맥이 끊긴 상태다.
연합 이봉준 노조위원장은 “현실적으로 공보위 위원 17명 모두가 모이긴 힘들다”며 “최근 몇 년 간 공보위 소식지를 만들지 못했지만 올해는 대선 등 굵직한 이슈가 있기 때문에 공보위 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달리 국민 중앙 한겨레 등은 비교적 공보위 활동이 원활히 이뤄지고 있으며 특히 공보위 간사가 노조 상근으로 근무하면서 지속적인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월 1회 진보언론을 발행하고 있는 한겨레는 편집국뿐만 아니라 출판국, 판매국, 광고국 일반 사원 등 총 20명으로 이뤄진 진보언론실천위원회를 가동하고 있다.
한겨레 진실위 간사인 안수찬 기자는 “제작회의는 데스크 등 뉴스책임자들의 공식적인 의사결정과정이라면 진실위는 비록 뉴스룸 하부에 있지만 독자와 현장에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기자들이 참신하고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내부 감시역할뿐만 아니라 독자서비스를 위한 브랜드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창남 기자 kimc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