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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불편 초래·시대착오적 법규"

기협 '특수자료 취급지침' 등 폐지 요구…정부 "필요성 공감"

장우성 기자  2007.07.04 15: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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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 방안’ 관련 언론단체와 정부 사이의 협의 과정에서 한국기자협회는 ‘특수자료 취급지침’ ‘북한 관련 사이트 접속차단’ 폐지를 요구했다. 정부도 필요성에 대해서는 일단 공감하고 추가 논의를 벌이기로 했다.

‘특수자료 취급지침’은 기자들 사이에서도 폭넓게 알려져 있지 않다. 북한 관련 사이트가 차단되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일선에서는 이 지침이 정보의 원할한 흐름을 막고,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대표적인 법규라고 지적한다.

일선 기자들은 “특수자료 취급지침은 남북관계의 변화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는 쓸모없는 법규”라며 “당장 폐지하는 것이 맞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수자료 취급지침은 1970년 소련과 북한 등 공산권 자료의 국내유입을 막기 위해 제정된 뒤 5차례에 걸쳐 개정됐다. 북한 및 반국가단체에서 제작 발행한 정치적·이념적 자료를 ‘특수자료’로 분류해 서약 등 특정한 절차를 통해서 열람·대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규정에 따르면 언론 보도를 할 경우에는 ‘자료의 공개’에 해당되므로 국가정보원장 앞으로 계획서를 보내 승인을 받도록 돼있다.

이는 법률도 아닌 대통령령으로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 ‘학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냉전체제가 무너진 지 오래고, 남북 사이의 교류가 활발해진 요즘 취급지침은 사실상 현실성을 잃었다는 분석이다.

일선 기자들은 유명무실한 특수자료 취급지침보다 북한 관련 사이트 접속 차단이 현재로서는 더 큰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북한 관련 사이트 접속 차단은 2004년 중앙일보가 ‘북 주체사상 ‘인터넷 공습’’이라는 보도를 통해 “주체사상을 선전하는 김일성방송대학의 홈페이지가 남한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문제제기하면서 공론화됐다. 같은 해 11월 정부는 30여개의 인터넷 사이트를 ‘친북사이트’로 규정하고 접속을 차단했다.

북한 관련 취재를 하는 기자들은 현재 제3국의 서버를 경유해 북한 사이트에 접속하고 있다. 그러나 접근 시간이 오래 걸리는 등 불편해 신속한 보도에 장애가 된다고 입을 모은다.

MBC 김현경 북한전문기자는 “사상과 체제에 대한 정보라고 해서 막는다는 것은 후진적인 독재국가에서나 있음직한 일”이라며 “불편만 줄 뿐 실효성도 없는 이 조치를 당장 풀어주는 게 맞다”고 말했다.

북한 사이트 접속 차단은 언론의 문제일 뿐 아니라 일반 국민의 권리에 대한 침해이기도 하다는 지적이다.

연합뉴스 장용훈 북한전문기자는 “우리 사회의 발전 정도와 국민들의 의식수준을 볼 때 북한 관련 사이트를 개방하면 문제가 생기기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장우성 기자 jea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