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보도국 기자들이 마이크 대신 다른 길을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2000년 이후 보도국 기자의 명예퇴직을 찾아볼 수 없는 등 MBC 기자들이 동종업계 기자들의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점을 감안해 볼 때 이같은 현상은 더욱 눈에 띈다.
한 예로 MBC가 최근 실시한 명예퇴직에서 명퇴자 24명 가운데 보도국 소속 기자가 8명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8월에는 유럽특파원과 사회부장을 역임한 보도국 홍순관 부장이 드라마 개발·제작을 위해 ‘스토리 허브’라는 사내 벤처 1호를 설립하고 자리를 옮겼다.
또 올해 5월엔 보도국 7년차 기자가 사내공모를 통해 글로벌사업본부로 이동했다.
신문기자들이 상대적으로 처우가 좋은 방송사로 직장을 옮기는 경우는 쉽게 찾아 볼 수 있지만 이같은 방송기자의 이직 현상은 언론계에선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해석된다.
이달 30일부터 MBC를 떠나게 될 보도국 출신 8명의 명퇴자 가운데 일부는 동종업계 종사와 대기업 근무 등 향후 진로가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다수는 “일단 무조건 쉬고 싶다”는 의견을 전해왔다.
MBC 한 기자는 “직업의 특성상 일이 고된 반면 비전이 부족하다는 점이 안타깝다”며 “현재 진행형으로 몸 바쳐 일하다보니 가정에 소홀해 지는 것도 주된 요인”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기자는 “시청률 경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가끔 쓰고 싶은 기사에 대한 제약을 받을 때 이직 생각이 든다”며 “업무량은 점점 늘고 있는 반면 보람은 과거에 비해 적은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기자는 “가장 안정적이고 처우가 좋은 언론사 중 하나로 알려진 MBC 기자도 신자유주의 물결 속에 구성원들에게 정년까지 몸담을 만큼 매력적인 직장으로 비춰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대거 명예퇴직과 빈번한 전직 신청 등을 심각하게 여기기보다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보도국의 한 중견기자는 “방송기자들의 이직현상은 가치관의 변화로 인해 취미나 적성에 맞는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해보는 측면으로도 볼 수 있다”며 “기자들의 이직 증가는 MBC만의 문제가 아닌 모든 언론사에 해당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