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수신료를 인상하기 위해선 사회적인 설득력을 보완해야 하며 이에 대한 방안으로 노사간 개혁 방향과 밑그림이 먼저 제시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25일 목동 방송회관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수신료 인상에 관한 공청회’에서 KBS 정연주 사장, 진홍순 특임본부장, 김서중 교수(성공회대), 유세경 교수(이화여대) 등은 3시간여 동안 열띤 토론을 벌였다.
KBS 정연주 사장은 “다매체 다채널 시대의 도래로 매체간 보편성이 실현된 반면 상업주의가 범람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며 “공영방송이라는 제도에 걸맞은 뒷받침과 재원의 공영성 확보를 위해선 수신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수신료 문제는 정치적 혹은 정파적인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수신료 인상을 통해 지상파 방송의 무료 보편적 혜택이 확대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발제를 맡은 KBS 진홍순 특임본부장(수신료 현실화 추진단장)은 “현재 KBS 수신료 2천5백원은 아프리카 국가 공영방송의 수신료 수준이며 KBS가 추진중인 4천원도 동구권 국가 수신료와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진 본부장은 수신료 인상을 통해 △2012년까지 디지털전환 완료 △난시청 해소 △4A(Anyone, Anytime, Anywhere, Anydevice) 기반 다양한 디지털방송 서비스 제공 △세계 최고 수준의 프로그램 제작 △EBS 수신료 지원 현 3%대에서 7%까지 확대, 국내 방송제작기반 강화 △한국 문화의 우수성 알리는 프로그램 제작 및 수출 △2TV 광고 축소 △공정성과 신뢰도 확대 △지역방송 활성화와 지역문화 발전 △재난재해방송 강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진 본부장은 또 “임금동결, 임금피크제 시행 등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통해 경영 혁신을 이루고 경영상태 역시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론자로 나선 성공회대 김서중 교수(민주언론실천연합 공동대표)는 “수신료 인상의 필요성과 기초적인 항목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경영 혁신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인력 감축보다는 인력의 효율적인 업무재배치를 통해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시청자들은 KBS 일부 구성원들이 하는 일 없이 놀고 있다는 인식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런 것들에 대한 시정이나 그렇지 않다는 논리적인 증명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화여대 유세경 교수(언론홍보영상학부)는 “경제적 이유로 보면 수신료 인상에 이의를 제기하기 힘들지만 KBS는 돈의 출처가 국민이기에 정서적인 공감을 이끌어내야 한다”며 “경영과 제작마인드에 획기적인 변화를 보여주었을 때 국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공청회에선 KBS 수신료 인상안에 대한 다양한 반대의견도 제기됐다.
바른사회시민연대 전희경 정책실장은 수신료 인상 시기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전 실장은 “27년동안 인상치 않았던 수신료를 대선의 계절에 논의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체계적이고 설득력 있는 결정을 가로막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수신료 인상문제가 9월 정기국회에서 논의된다면 국회의원들의 소신 결정을 막는 장치로 작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실장은 이어 “KBS가 조직의 구조개편을 선행치 않고 돈을 올려주면 방송을 잘하겠다는 논리를 펴는 것은 부실한 기반 위에 좋은 집을 짓겠다는 소리”라고 덧붙였다.
자유주의연대 김혜준 정책실장은 “공영방송의 존치 여부와 방안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거친 뒤 수신료 인상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연대 전규찬 미디어문화센터 소장은 “수신료 인상에는 찬성하지만 인상안에는 반대한다”며 “수신료를 1백% 인상하고 광고를 대폭 줄여 수신료 인상에 대한 여론의 지지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KBS는 이날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수렴해 수신료 인상안을 최종 확정한 뒤 27일 열릴 정기이사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이사회가 이 안을 최종 의결하게되면 KBS 수신료 인상안은 방송위원회로 넘어가 60일 이내에 검토를 거친 뒤 국회에 상정될 계획이다.
정호윤 기자 jhy@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