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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 런던 그레이슨 인 로드에 위치한 영국기자노조(NUJ)의 전경. 1907년 출범한 NUJ는 1백년의 역사 동안 기자 복지와 언론자유를 위한 투쟁에 앞장섰다. | ||
기자들은 정보의 전달자이자 고발자다. 전달자로서 기자는 매체를 통해 독자와 시청자들이 알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키는 역할을 한다. 고발자로서는 부패와 부조리를 알리고 고치도록 하는 힘든 싸움을 한다. 기자를 정찰견(watchdog)이라고도 부르는 이유는 후자 쪽에 가깝다. 그래서 저널리즘은 항상 위협을 받는다. 세계 곳곳에서 정권의 탄압은 여전히 이뤄지고 있으며, 자본으로부터의 위협은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심지어 사주의 이해관계에 저널리즘의 근간은 흔들리는 현실이다.

언론의 역사는 이러한 위협으로부터 저널리즘을 지키는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위협과 탄압 속에서 기자들은 자신들의 집합체를 만들어야 했으며 그런 집합체들은 협회라는 이름으로, 노동조합이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도 존재하는 위협에 맞서고 있다.
이에 본보는 한국언론재단의 지원으로 세계 곳곳에서 기자들의 권익 향상과 저널리즘 수호를 위해 활동하는 기자조직의 현황과 운영실태 그리고 그들의 직면한 현안을 분석하는 ‘해외기자조직을 가다’라는 제목의 기획취재를 네 차례에 걸쳐 보도한다.
영국기자노조(NUJ)
기자 복지 위해 초창기부터 자선사업 병행
현황
1907년 출범, 3만5천여명 가입
신문·방송·인쇄·PR 등 분야 망라
영국기자노조(National Union of Journalists 이하 NUJ·위원장 크리스토퍼 몰리)는 지난 1907년 버밍엄에서 출범해 올해로 꼭 1백주년을 맞이했다.
신문발행과 방송, 편집, 인쇄, 출판, PR 등의 분야를 망라해 약 3만5천명이 가입돼 있다. NUJ는 지난 1백년의 역사 동안 기자들의 권익 옹호와 업무 환경 개선, 언론자유를 위해 끊임없이 싸웠으며 영국 정부의 노조와 저널리즘의 독립에 대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조합원들끼리의 결속력으로 번창할 수 있었다.
현재 런던에 위치한 NUJ 건물에는 50여명의 직원들이 정책결정, 예산집행, 소식지 발행 등의 일을 하고 있으며 어느 회원이라도 자원해서 참여할 수 있다.
의사결정구조의 최정점에는 대표자회의(ANNUAL DELEGATE MEETING, ADM)가 있으며, 대표자회의에 참석하는 대표자들은 각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하부조직에서 선출된다. 또 각 신문, 방송, 출판, 인쇄 등의 각 분야에서 매년 선출된 27명의 대표가 참여하는 이사회(NATIONAL EXECUTIVE COUNCIL, NEC)는 대표자회의 바로 밑의 정책 결정 기구다. NEC 밑에는 지역과 분야에 따른 위원회(분과)가 구성되는데, 이 위원회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조합원들로 구성되며 모두 자원해서 일을 한다.
이사회의 대표들이 선출한 위원장이 NUJ를 대표하며 부위원장과 감사는 대표자회의에서 선출된다. 대표자회의가 이사회를 구성하는 것이다.
또한 사무총장(현 제레미 디어)은 모든 회원들이 참여하는 선거를 통해 5년마다 선출되며 월간으로 발행되는 노보인 ‘저널리스트’의 편집인을 겸임한다. ‘저널리스트’는 대표자회의 및 이사회로부터 완전히 독립돼 발행된다.
운영·혜택
장애 기자 교육 등 국가 지원 형태 다양
임금협상·고용보장 등 대리협상권 가져
NUJ는 다양한 활동을 한다. 기자교육부터 기자복지에 이르기까지 언론활동 및 일상 생활과 관련한 모든 부분에서 조합원들의 이익을 대변한다. 이는 각 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언론인들이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원해서 협력하는 방법을 택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NUJ도 역시 조합비가 기본이다. 수입의 1%를 납부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가입신청서 상에 기재하는 항목 중에 소비와 지출 항목은 물론 개인의 카드사용현황, 주택담보대출 금액, 연금, 저축 상황, 부양가족 등을 상세하게 기재토록해서 탄력적으로 조합비를 산출한다.
국가의 지원도 받는다. 특히 기자재교육이나 저널리즘 스쿨을 운영하면서 각 프로젝트별로 신청해서 정부의 지원을 받는 것이 특색이다. 특히 유색인종의 기자들에 대한 교육이랄지 장애를 갖고 있는 기자들에 대한 지원도 받는다.
NUJ가 조합원에 주는 혜택은 여러 가지다. 노조가 태생한 나라인 영국에서 1백년의 역사를 지켜온 NUJ는 기본적으로 임금 협상과 고용보장에서 조합원들에게 조언하거나 대리협상권을 갖는다.
또 여행자보험, 주택보험 등을 보험회사와 연계해 운영하고 있다. 노트북, 카메라, DVD 등 직무와 관련한 기자재 구입에 있어서도 할인 혜택이 주어지며, 공항 주차 무료, 테마파크 이용 할인 등은 부차적으로 누릴 수 있다. 심지어 장례식장과도 협력을 해서 장례절차를 대신해주기도 한다.
특색
생활고 시달리는 기자들 위해 각종 기금 운영
가난한 기자 지망생에 학비 지원도
NUJ는 초창기부터 자선사업을 병행했다. 기자들의 복지와 건강, 조합원 자녀들에 대한 보육이 주요 관심사였기 때문에 일찍부터 자선사업에 뛰어들었다.
가장 오래된 사업이 바로 PF(The Provident Fund)다. 우리말로 ‘미래를 준비하는 기금’인 PF는 1910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으며 주로 병든 기자들의 가족과 미망인, 유족들을 경제적으로 도와주는 데 사용된다.
1992년에 생긴 MNF(The Members in Need Fund)는 현재 어려움에 처한 기자들을 위한 기금이다. 작은 임금으로 생활고를 겪고 있는 조합원에게 지원된다.
또 조지 바이너 기념기금(George Viner Memorial Fund)은 기자가 꿈인 가난한 흑인 학생들을 선발해서 학비를 지원해주는 기금이다. 1986년부터 지금까지 95명의 흑인 학생들에게 총 7만 파운드(약1억3천만원)의 학비를 지원했다.
이러한 기금들은 모두 세금 혜택이 주어지는 기부로 축적되며 회원은 물론 기업체, 독지가 등으로부터 출연 받는다.
자선사업과는 별도로 NUJ는 다양한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유색 인종 기자에 대한 교육과 장애인 기자에 대한 교육은 별도로 이뤄지고 있다.
강의실에서는 물론 발제문 등으로 이뤄지는 NUJ의 교육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노동법 강의와 기자윤리는 물론, 공공 앞에서의 대화법, 스트레스, 직장내 성희롱, 협상 기술 등 다양한 내용으로 구성된다.
지난 4월에 전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에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인 HIV에 대한 교육이 이뤄졌다. 교과명은 ‘HIV, 정확한 보도의 필요성’이었다.
현안
산업논리의 언론자유 침해 대비책 강화
임금정체·과도한 업무 등 기자안전도 고려
현재 가장 치열한 현안은 저널리즘에 대한 ‘안전장치’ 구축이다.
NUJ의 연구위원인 데이빗 에이튼은 “영국의 언론은 지금 산업논리와 상업성으로 공격받고 있다”는 말로 대변했다.
특히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 영국의 언론에 침투하면서 대비책을 더욱 강화하는 쪽으로 준비에 분주하다. 산업논리가 언론의 독과점으로 연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3월 버밍엄에서 열린 NUJ 출범 1백주년 기념식에서도 역시 이 문제가 주요 안건으로 다뤄졌다. NUJ는 언론사주들에게 저널리즘에 대한 투자를 더욱 강력하게 요청하기로 했다.
또 가자 지구에서 납치된 앨런 존슨 BBC 기자를 계기로 ‘안전장치’와 관련된 논의는 저널리즘에 대한 안전장치뿐만 아니라 기자 업무에 있어서의 안전도 심각하게 고려하게 됐다.
구조조정, 연금 삭감, 임금 정체, 과도한 업무량 등이 주요 이슈로 자리 잡은 지금 NUJ는 올 11월 5일을 조합확장의 날(A Union-wide day)로 정하고 의견수렴은 물론 대응책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도 멀티미디어 분과를 구성, 뉴미디어 시대의 취재 관행의 변화 및 기사 작성, 취재 시스템, 신기술에 대한 정보 등을 논의하는 등 온·오프 통합 시대에 대한 대비 체제에 들어간 상태다. <한국언론재단 지원 취재>
영국=이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