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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신문 조미령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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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관들이 수감자를 폭행했다? 수감자가 교도관을 폭행했다는 뉴스는 봤지만 교도관이 수감자를 폭행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말썽을 부리는 수감자를 말리다 주먹이 날아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4월 어느날 부산변호사회 인권위원회 소속 변호사들이 부산교도소에서 공공연하게 가혹행위가 자행되고 있다는 내용으로 공식적인 논의를 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변호사들은 교도관에게 욕설을 하며 소란을 피우다 교도관의 얼굴을 들이받아 전치 4주의 상해를 입은 혐의로 구치소에 이감된 한 수감자를 법률 구제하기로 했다.
변호사들은 왜 교도관을 때린 수감자를 구하기로 했을까?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 부산사무소에 접수된 진정 내용이 하나같이 ‘교도관들의 가혹행위’를 문제삼고 있었다. 변호사들은 단순한 ‘주먹 한 방’이 아니라는 데 문제의식을 느꼈다. 법률 구제하기로 한 수감자 역시 평소 교도관들로부터 폭행을 당했고 사건 당시에도 가혹행위로 인한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했다. 한 변호사는 “단순 폭행이 아니라 4∼5명이 수감자 1명을 두고 집단 폭행한다는 진술이 일치한다”고 말했다. 부산교도소 측은 “해당 수감자는 전과 36범”이라며 “믿을 만한 얘기가 못된다”고 찬물을 끼얹었다.
부산교도소내 가혹행위의 진실은 무엇일까?
부산변호사회 인권위 소속 변호사들의 움직임을 중심으로 기사 방향을 잡았다. 변호사들이 국가인권위와 교도소 및 구치소 입감자 면회를 통해 얻어낸 소스로 기사를 엮었다. 교도관을 밀착 취재해 교도소 내 구조적인 문제와 교도관의 열악한 사정을 담기도 했다. 하지만 2% 부족했다. 보도 3일째, 기대하지 못한 출소자들의 제보가 물밀듯이 들이닥쳤다. 인터뷰 전날 밤은 잠이 오지 않았다.
출소자들은 “진짜 우리가 봐도 너무 합니다”라며 참혹한 현실을 전했고 이들의 인터뷰를 보도한 이후 기사의 반향은 컸다. 법무부의 감찰 결과 교도관들에 의한 수감자들의 인권 침해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보도는 마무리됐다.
쉽게 접할 수 없는 교도소 내 사정에 관심을 갖고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수감자들의 얘기를 밀도 있게 전한 기회가 됐다. ‘수감자의 인권도 인권이냐’는 고정관념이 팽배한 사회에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어서 기뻤다. 마지막으로 신분을 노출하면서까지 교도소 내 참상을 생생하게 전해 준 제보자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