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들이 자살, 성매매 등 선정적 사건을 시청률 경쟁에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민영방송인 SBS는 물론 공영방송인 KBS와 MBC에도 예외 없이 나타나고 있다.
KBS는 지난 1일 2TV 뉴스타임 시간에‘40대 가장, 아들 앞에서 부인 죽이고 자살’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6살 아이의 육성을 여과 없이 방송해 빈축을 샀다.
보도에 따르면 아이가 119에 신고하는 과정에서 “엄마하고 아빠 죽었어요. 피났어요”라는 내용과 흉기에 상해를 입은 엄마에게 “엄마, 엄마 바꾸래. 응? 얼른 엄마 바꾸래”라는 아이의 다급한 육성을 여과 없이 방송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 보도는 밤 11시 1TV 뉴스라인을 통해 다시 한번 방송됐다.
방송뉴스의 선정적 사건 사고 중점보도는 각 사 메인 뉴스 편집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본보가 지난달 14일부터 한달 여 동안 지상파 3사의 메인 뉴스를 분석한 결과 일회성 사건 사고 기사는 정치뉴스가 끝난 뒤 뉴스 앞머리에 배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공영방송을 중심으로 살펴볼 때 MBC는 ‘남자고교 변사체 발견’(5월9일 9번째 리포트로 편성) ‘반도체 공장 화재(5월26일 2번째)‘여중생 성매매’(6월4일 10번째) ‘암매장 미수’(5월29일 14번째)‘여자농구 선수 성폭행’(5월29일 15번째) 등을 KBS보다 비중 있게 보도했다.
MBC의 이같은 보도 행태는 사건사고 종합보도가 함께 편성되는 주말과 휴일뉴스에 더욱 두드러진다.
KBS는 MBC에 비해 사건 사고 기사 비중이 적은 편이지만 MBC에서 다루지 않았던 ‘손자가 할머니 살해’(5월26일 10번째 편성)등 일부기사에서 공영방송에 걸맞지 않는 선정성을 드러냈다.
민영방송인 SBS는 평일 20∼21개의 전체 리포트 가운데 사건 사고 기사를 하루 평균 3개 이상 편성했다.
방송사 보도책임자들은 경각심 높은 내용들만 선정해 편성한다는 입장을 펴고 있지만 대다수 일선 기자들은 시청률 경쟁의 일환이라는 견해를 내고 있다.
MBC 한 기자는 “시청률에 조바심을 갖다보면 자극적 사건 사고 기사는 늘어나기 마련”이라며 “시청률 부침에 따라 편집 방향도 수시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고 원인에 대한 분석보다는 일회성 보여주기 보도에 급급해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도 또 다른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KBS 한 기자는 “시청자들이 알아도 몰라도 그만인 사건 사고 뉴스가 비중 있게 다뤄지면서 정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윤호진 박사는 “방송사들이 HD 제작 등을 통해 보여주기를 강조하다보니 이전보다 자극적인 내용의 뉴스편집과 편성을 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편성은 각 사의 자율 권한이지만 시청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데 더욱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호윤 기자 jhy@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