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수신료 인상을 위해 본격 행보에 나서고 있다. KBS는 27년동안 2천5백원으로 묶였던 수신료를 인상키로 하고 최근 인상폭을 ‘1천원+α’로 잠정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의 수신료 인상폭은 1천원 내외가 될 것이라는 견해들이 안팎으로 제기돼 왔으나 이처럼 구체적인 액수가 산정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KBS는 수신료 인상을 위한 근거로 2012년 디지털 방송 전환을 내세웠다. 최소 1조원 이상 소요될 디지털 전환 사업을 위해선 추가 재원 마련이 절실하다는 것.
이와 함께 난시청 지역을 완전 해소한다는 것도 KBS가 밝히는 수신료 인상의 주요 근거다.
KBS 한 관계자는 “각 지역마다 빌딩 등이 대거 들어서면서 인위적인 난시청지역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난시청 해소를 위해 연간 수백억원의 비용을 투입해왔지만 이제는 한계에 봉착했다”고 말했다.
KBS는 수신료 인상으로 발생하는 추가재원을 이용, 인위적 난시청지역을 늦어도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는 2012년까지 완전히 해소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공영성을 강화한 프로그램을 대폭 확장하겠다는 지침도 내놓았다. KBS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시청자들에게 드리는 약속’(가칭)을 만들어 현재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BS는 또 지난달 중순부터 방송위원회에 제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신료 관련 대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수신료 인상안이 이 달 중순 이사회를 통과할 경우 이 여론조사 결과는 방송위에 첨부 될 예정이며 KBS 수신료 문제는 9월 정기국회의 최종 결정을 통해 판가름 날 전망이다.
KBS 정연주 사장은 지난달 19일 한양대에서 열린 한국방송학회 봄철 정기학술대회에서 “만약 2천5백원으로 수신료가 정해졌던 1981년 당시 물가에만 연동시켰더라도 현재 7천5백원이 넘었을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KBS 광고를 다 없앨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다수 KBS 직원들은 수신료 인상의 필요성에 대해 동감하고 있지만 이를 위해선 보다 흡입력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기하고 있다. KBS의 한 직원은 “수신료 인상은 공영방송의 틀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면서 “사장이 직접 전면에 나서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거나 단기간의 임금 삭감과 장기간의 임금 동결 등 보다 적극적인 노력과 국민 설득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직원은 “KBS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이는 사람을 해고하는 방식이 아닌 현업 부서 중심의 인력과 자원의 획기적인 재배치 형태를 의미한다”며 “디지털화를 대비해 사양직종 인력들의 재교육과 적재 적소에 배치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호윤 기자 jhy@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