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매니페스토 운동이 시행착오를 거쳐 정착단계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언론재단(이사장 정남기) 주최로 지난달 31일 서울 프레스센터 20층에서 열린 ‘일본 매니페스토 전문가 초청 강연회’에서 도쿄신문 가나이 다츠키 기자(정치부)는 “5년에 걸친 매니페스토 운동의 결과 일본의 정치는 시행착오와 일진일퇴를 반복하면서도 좋은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며 “5년 전 ‘정책 본위의 선거가 가능할 리가 없다’고 말했던 우리들은 지금은 적어도 정책 중심의 선거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매니페스토 보도, 그 경험과 사례’라는 제목으로 강연한 가나이 기자는 일본 언론의 선거보도 역시 “각 당의 매니페스토를 비교하는 데 많은 지면을 할애하게 됐다”며 “독자들도 선거를 앞두고 매니페스토를 읽고자 하는 의식이 정착되어 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역시 예전과 같은 정치보도를 계속하려는 생각이 상당히 남아있을 것”이라며 “정책 본위의 보도가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강하게 밀고 나가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게이오대 소네 야스노리 교수(미디어연구과)는 ‘정책공약운동의 의의와 일본의 경험’이라는 강연을 통해 “매니페스토와 종래의 공약과의 큰 가장 큰 차이는 정책이 실행됐는가 아닌가를 검증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정의했다.
소네 교수는 매니페스토의 사이클에 대해 “선거에서 매니페스토를 제시하고, 실행가능한 시스템을 만들고, 정책을 실행하고, 그 결과가 평가 검증 받고 다음 선거에서 유권자의 심판을 받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정치가 져야 할 책임을 명확히 하는 정치 거버넌스가 가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매니페스토는 후보자가 선거에 당선된 후 실행할 수 있는 정책을 기한, 재원 등 검증 가능한 형태로 제시하는 ‘정책 약속’으로서 1997년 영국 노동당의 토니 블레어가 이를 통해 집권에 성공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2006년 전국지방선거 때 처음 등장했다. 올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SBS와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을 중심으로 매니페스토 보도를 추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